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여섯 곳이 모두 국내선 항공료(기본 운임)를 올리기로 했다. 2012년 이후 5년간 올리지 못한 항공료에 물가 인상분을 일부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LCC 설명이다. 과거에 비해 LCC 이용이 보편화돼 항공료를 일부 올려도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LCC 항공요금 한 곳 올리니 '우르르 인상'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은 오는 30일부터 김포~제주, 부산~제주, 청주~제주, 대구~제주 등 총 4개 노선의 항공료를 인상한다. 제주항공이 항공료를 인상하는 것은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각 노선의 평일 운임은 기존대로 유지하되 주말과 성수기 운임은 적게는 2.5%, 많게는 11%까지 올린다. 주말 김포~제주 편도 항공권은 7만6000원에서 8만원으로 5.3% 인상된다. 이 노선의 성수기 가격은 9만3000원에서 9만7700원으로 5.1% 오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그동안 물가상승률에 비해 항공권 가격은 정체돼 있었다”며 “안정적인 경영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항공료를 올리는 LCC는 제주항공만이 아니다.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도 이달 말 일제히 국내선 항공료를 올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보다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판매하며 성장해온 LCC 업계에는 큰 변화다.

가격 인상을 주도한 곳은 국내 2위 LCC인 진에어(대한항공 계열)다. 진에어는 지난 1월23일부터 항공권 가격을 3~5% 인상했다. LCC 관계자는 “진에어가 먼저 항공료 인상 물꼬를 트면서 다른 항공사도 잇따라 가격 인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 3위인 에어부산(아시아나항공 계열)은 이달 27일부터 1.3~6.7% 인상한다. 이스타항공은 26일부터, 티웨이항공은 24일부터 각각 4~8%와 5.3~7.7% 가격을 올린다.

지난해 출범한 아시아나항공 계열 두 번째 LCC인 에어서울은 26일부터 가격을 올리려다 적용 시기를 다소 늦추기로 했다. 출범한 지 얼마 안 돼 가격을 올리는 게 부담스러웠다는 후문이다.

LCC 관계자는 “항공료가 오른 대신 수시 특가 행사 등을 늘려 고객 이탈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