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對中) ICT 수출 3개월 연속 증가…반도체는 75.9% 급증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도 한국 수출이 큰 타격을 입지 않고 있다는 통계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정보통신기술(ICT) 제품이 대표적이다. 이 분야의 지난달 수출은 140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2.8% 증가했다. ICT 수출 증가율이 20%대를 기록한 것은 2010년 8월(26.4%) 이후 6년6개월 만이다. ICT 제품의 대(對)중국 수출도 74억3000만달러로 작년 같은달보다 34.1% 늘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휴대폰 수출이 19.1% 줄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반도체(75.9%) 디스플레이(7.9%) TV(3.7%) 컴퓨터 및 주변기기(2.6%) 등 대부분의 수출이 늘었다.

지난달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한 432억달러였다. 2012년 2월(20.4%)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지난해엔 연간 수출이 마이너스(-5.9%)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0일까지의 수출이 142억76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3% 늘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전체 수출에 미치는 파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은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이를 완제품으로 제작해 수출하는 무역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당장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의 수입을 줄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양국 관계가 너무 막다른 곳까지 몰리지 않게 사드 문제를 호혜적 관점에서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