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최고가 10억에 구매한 김환기 작품 공개
서울관서 '삼라만상'展…2013∼2016년 소장품 121점 전시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해 경매에서 10억원을 지불하고 구매한 김환기의 회화 '새벽 #3'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이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사들인 역대 최고 금액 작품으로, 작년 소장품 예산 53억원의 19%가 투입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새벽 #3'을 비롯해 지난 2013년부터 4년간 수집한 소장품 가운데 엄선한 작품 121점을 한데 모아 선보이는 전시 '삼라만상: 김환기부터 양푸둥까지'를 서울관에서 연다.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시는 특정 주제에 맞춰 작품을 모으는 기획전이 아닌 만큼, 특별한 주제를 정하지 않고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지금 이곳, 대한민국의 동시대 미술을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미술관은 전시 제목도 우주의 만물과 모든 현상을 뜻하는 '삼라만상'(森羅萬象)으로 정했다.

'삼라만상'은 전시에 출품된 강익중의 작품명이기도 하다.

전시 공간은 5곳으로 나뉜다.

1전시실에서는 김기창의 '정청', 이쾌대의 '여인 초상', 변월룡의 '민촌 이기영 초상', 김환기의 '새벽 #3' 등을 통해 구상부터 추상으로 이어지는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이어 2전시실은 키키 스미스의 '코르사주', 안창홍의 '베드 카우치 1' 등 작가의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완성된 작품들로 꾸미고, 3전시실과 4전시실은 '경계'라는 주제에 맞는 사진과 미디어 아트 작품을 소개한다.

마지막 5전시실에서는 양푸둥(楊福東)의 '죽림칠현Ⅲ'과 '죽림칠현Ⅳ'이 상영된다.

'죽림칠현'은 작가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진행한 연작으로, 중국 젊은이들이 짊어진 미래에 대한 불안과 정체성 혼란 문제를 다뤘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이 2013∼2016년에 확보한 소장품은 모두 932점이다.

그중 드로잉과 판화가 288점(30.9%)으로 가장 많고, 한국화도 227점(24.4%)에 달했다.

소장 경로는 기증이 564점(60.5%), 구입이 356점(38.2%)이었다.

미술관 관계자는 "2013년은 한국화, 2014년은 회화와 조각, 2015년은 조각과 미디어, 2016년은 1970∼1980년대의 실험미술을 주로 보강했다"며 "미술사적 의의와 희소성이 있는 작품을 지속해서 수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13일까지. 문의 ☎02-3701-9500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psh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