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케이블카' 15년 걸리는 나라
‘영남알프스(신불산) 케이블카’ 건설사업이 정부의 환경영향평가 첫 단계를 통과했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간월재 동쪽까지 1.85㎞ 구간에 케이블카를 놓겠다는 울산시 요청을 환경부가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2002년 사업을 추진한 지 15년 만이다.

울산시는 낙동강유역환경청과 영남알프스 케이블카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협의를 마쳤다고 14일 밝혔다. 초안 협의는 본격 심사에 앞서 동식물을 포함한 자연환경자산 등 평가 대상과 범위를 제시하는 행정절차다. 울산시 요청에 수차례 ‘퇴짜’를 놨던 환경부가 사업 추진을 전제로 ‘세부 계획서를 보자’는 내용의 답을 준 것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해 8월 환경부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 논의도 급진전됐다”며 “6월로 예정된 본안 협의만 통과하면 올해 말 착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사업이 물꼬를 트면서 전국 34곳에서 추진 중인 케이블카 건설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대표적인 곳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다. 지난해 8월 환경부 승인을 받았으나 문화재청이 반대하면서 행정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변우혁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명예교수는 “오스트리아는 관광케이블카로 연간 1조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우리 국토의 진수를 외국인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백승현/울산=하인식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