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이대리] "간호사 경험 살려 의료장비 마케팅 달인 됐죠"
필립스코리아에는 ‘마케팅의 달인’으로 통하는 인물이 있다. 간호사 출신 마케팅전문가 소은영 차장(사진)이다. 소 차장은 필립스코리아 헬스케어사업부문 PCMS(환자관리 및 모니터링솔루션)팀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심전도나 혈압 등 환자 상태를 진단하는 모니터링이나 제세동기 등을 병원 관계자와 의료진에게 소개하고 판매를 제안하는 게 주요 업무다.

그가 필립스코리아에서 일한 것은 2014년 5월부터다. 마케팅 경력으로는 3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런 소 차장이 마케팅 달인으로 불리게 된 것은 남들과 다른 전략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소 차장의 마케팅 전략은 간호사 시절 경험에서 나왔다. 서울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그는 2005년 분당 서울대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며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소 차장은 “보통 의료기기 마케팅 담당자는 의료진에게 제품을 보여주며 가격 위주로 협의에 나선다”며 “설명서에 나와 있는 장비 기능이나 스펙을 설명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워하는 의료진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가 입사 첫해 회사 측에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제시한 것도 이런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제품을 어떻게 활용하면 유용한지를 실제 상황에 비춰 소개하자는 것이었다.

소 차장은 “의료진이 제품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활용하면 만족도가 높아져 장기 고객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진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속 시원하게 알려주고, 실용적인 활용법을 소개했다. 이런 전략에 고객(병원)들은 “사이다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업계에 입소문이 퍼져 “우리 병원에 와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생겼다.

이런 반응에 힘입어 2015년부터는 사내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마케팅 전략이나 임상지식 등을 교육하는 업무도 맡았다. 소 차장은 2010년 서울대 간호대학에서 간호정보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2012년 서울대병원 연구원으로도 일해 임상 관련 지식이 풍부한 편이다. 소 차장은 “병원에서 실무를 경험한 마케팅 직원은 내가 유일하다”며 “이 부분을 강점으로 활용하면서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