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인수 컨소시엄 허용해 달라"
박삼구 "중국 더블스타처럼 우리도…"
채권단 "조건 변경 어렵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이 계열사나 제3자를 금호타이어 주식 인수자로 지정해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2일 산업은행에 제출했다”고 12일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와 관련, 13일 오전 언론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컨소시엄 형태의 인수 허용을 요청하면서 인수전에 새 변수가 생겼다. 사실상 채권단 측의 조건 변경 여부가 금호타이어 향방을 가르게 됐다.
금호타이어 인수(지분 42.01%) 후보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과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다. 더블스타는 지난 1월 본입찰에서 9549억8100만원을 인수 금액으로 제시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채권단은 13일 더블스타와 주식매매 계약을 맺은 뒤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물을 계획이다.
박 회장은 채권단 통보일로부터 한 달 내 우선매수권 행사 의사를 밝혀야 한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써서 9549억8100만원에 매입하겠다고 하면 인수 권리를 갖고, 그렇지 않으면 더블스타가 인수한다. 당초 일정대로 라면 이번 인수의 남은 변수는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 결정뿐이었다. 돌연 채권단 측에 ‘공’이 돌아가면서 인수를 둘러싼 눈치 경쟁은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이 허용되지 않으면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채권단이 박 회장의 요구를 수용하느냐 여부다. 채권단은 2010년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갈 때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했다. 이 우선매수권은 계열사나 제3자의 공동 인수가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인수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박 회장은 하지만 더블스타와의 형평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더블스타가 컨소시엄으로 들어온 만큼 우선매수권도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채권단 관계자는 “개인 자격으로 우선매수권을 부여한 것은 2010년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갈 때 정한 것”이라며 “지금 와서 바꾸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채권단 전체회의에 박 회장 요구를 부의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며 만약 이 안건을 부의한다면 그 자체가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이 같은 요청과 별도로 최근 금호인베스트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했다. 박 회장이 이 회사 지분 100%를 소유하고 대출 등의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면 우선매수권 행사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게 채권단의 설명이다.
정지은/김일규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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