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경주마 '꿈의 무대' 달린다
국산 경주마가 세계 3대 경마 대회 중 하나인 두바이월드컵 경마대회 결승에 처음 진출했다. 1922년 한국에서 경마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10일 한국마사회와 대회 주관사 두바이레이싱클럽에 따르면 한국의 ‘트리플나인’(사진)이 오는 25일 열리는 두바이월드컵 결승 1600m 최종전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트리플나인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메이단 레이스코스에서 치러지는 8개 경주 중 2경주인 고돌핀마일(GⅡ)에 출전한다. 경주 총상금은 100만달러(약 11억6000만원)다.

국산 말이 두바이월드컵 예선전에 나선 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엔 예선 벽을 넘지 못하고 돌아왔다. 올해는 달랐다. 출전한 5마리가 예선전인 두바이월드컵 카니발에 나왔고, 이 중 트리플나인과 파워블레이드 등 2마리가 준결승 격인 ‘슈퍼새터데이’(3월4일)에 출전했다. 당초 목표인 준결승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트리플나인은 슈퍼새터데이 2000m 장거리 경주에서 5위를 기록해 결승 진출이 불투명했다. 트리플나인의 국제레이팅(경주마 능력지수)은 105로 두바이월드컵 결승에 가기엔 점수가 모자랐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낯선 한국산 말의 활약을 눈여겨본 주최 측이 2000m 대신 1600m 결승 출전권을 부여했다”며 “2년 만에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1996년 시작된 두바이월드컵은 역사가 짧지만 ‘경마광’인 두바이 군주 셰이크 무하마드 빈라시드 알막툼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급부상했다. 두바이월드컵 결승 당일 우승상금만 2900만달러(약 335억원)로 세계 경마대회 중 가장 많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