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백수해안선을 따라 늘어선 풍력단지와 염전
영광 백수해안선을 따라 늘어선 풍력단지와 염전
전남 영광군 백수읍 지산리에서 하사리까지 이어지는 백수해안도로 주변에는 해풍을 마주한 풍력발전기들이 1년 365일 힘차게 돌고 있다. 해안을 따라 10㎞가량 늘어선 풍력발전기들이 있는 영광 풍력발전단지다. 백수풍력 등 6개 발전소에서 운영하는 풍력발전기는 모두 75기, 단일지역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연간 전기 생산량은 169.3㎿, 시간당 발전량은 1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3만580㎸로 연간 판매액이 300억원에 달한다. 풍력발전단지 뒤로는 태양광발전단지도 있다. DS솔라에너지의 하사리발전소 등 영광지역 6개 태양광발전소의 발전용량은 연간 26㎿다. 추가로 건설 예정인 8곳이 완공되면 태양광 발전용량은 3년 내 150㎿ 규모가 된다. 과거 굴비를 말리던 바람과 태양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영광에서 추진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천국’ 영광

[대한민국 도시 이야기-전남 영광] "굴비 말리던 바람·태양을 팔자"…영광은 신재생에너지 실험실
영광이 신재생에너지 천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배경에는 청정 자연환경이 있다. 굴비를 말리던 칠산앞바다의 바람과 햇빛을 품은 풍력단지에는 2011년부터 국내 유일의 풍력발전 테스트베드가 운영 중이다. 두산중공업과 유니슨이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풍력발전과 관련된 모든 기술이 실증을 거치고 있다. 또 2.5GW 규모의 국가해상풍력단지도 칠산앞바다와 인근 전북 부안 일대에 조성될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주민소득에도 기여하고 있다.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부와 풍력발전소는 주민들에게 발전소 특별지원금(총 사업비의 1.5%)과 기본지원금(법인별로 20년간 연 2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원금으로 새로운 사업에 나서고 있다. 백수읍 상사리·하사리 주민 600여명은 지난해 3월 자본금 4억원으로 주민발전(주)을 설립하고 2㎿짜리 주민 태양광발전소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수익금은 주민들끼리 나눈다. 1월에는 인근 염산면 축동리·신성리 주민들도 주민발전(주)을 설립했다. 영광군은 백수읍·염산면 일원에 전국 최초의 신재생에너지 집적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김선엽 영광군 투자유치과장은 “집적단지에는 에너지박물관, 특산품 매장과 함께 초소형전기차(e모빌리티)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반값 전기공급 등을 포함해 참여 가구당 월 1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관광산업 올해 첫선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곳곳에 문화유산이 있는 영광이지만 그동안 관광산업은 ‘구슬만 서 말’이었다. 올해부터는 이를 제대로 꿰어보겠다는 게 영광군의 목표다. 영광군은 올해 친환경에너지타운 관광산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빛원전과 국내 최대 풍력·태양광발전단지 등을 해양관광, 특산품, 문화유적지와 연계해 관광상품화하겠다는 게 사업의 골자다. 연간 35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의 발길을 묶어 지역경제 재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올해 89억원을 들여 관광인프라를 확충한다. 국민 여가캠핑장 조성, 영광대교 경관 조명 개선, 불갑사 관광지 주변 기반시설 확충 등 주요 관광지가 신설 또는 대대적으로 정비될 예정이다. 영광군은 이를 통해 올해 520억원의 경제효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준성 영광군수는 “지역산업의 중심축이 전통 농수산업에서 미래 에너지청정산업으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다”며 “e모빌리티 등 에너지연관 산업과 관광, 농수산 6차산업 등 3대 친환경산업이 영광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발전 토대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영광=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