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속내 "도시바, 애플에 팔고 싶다"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이 시작된 가운데 일본 정부 관료가 도시바를 애플 등 미국 기업에 팔고 싶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엘피다 샤프 등 주요 기업 인수합병(M&A) 때 삼성 등 한국 기업 인수를 막은 전례가 있어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 가능성도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경제주간지 현대비즈니스는 지난 4일자로 ‘도시바는 애플에 팔고 싶다…경제산업성 간부가 흘린 본심’이란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 간부는 “도시바는 엘리베이터 전문회사로 남는 길 외엔 생존할 방법이 없다”며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분야 매각이 불가피함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샤프는 대만 훙하이의 인수를 허용했지만, 도시바는 전혀 다른 물건”이라며 반도체사업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는 훙하이나 중국 기업에 팔지 않고 애플 등 미국 기업에 넘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업계 2위인 반도체사업 부문을 이달 분사해 지분 100%를 팔기로 하고 지난 3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는다. 미국의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대만의 훙하이와 TSMC, 한국의 SK하이닉스, 중국 칭화유니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 관료가 미국을 선호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SK하이닉스의 인수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 분야에서 일본 기업을 넘어뜨린 한국 기업에 대한 견제 심리가 심하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