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의 땅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에 한파가 찾아왔다. 매년 2월 말~3월 초께 모래폭풍, 잦은 우천을 경험할 수 있는데 올해는 특히 UAE 북부 라스알카이마 지역에 폭설까지 내렸다. 평년보다 온도가 많이 떨어져 사무실과 가정 내 설치할 히터기 또는 전기장판을 구매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UAE 전력 공급도 여유로운 편은 아니다. 사막 위에 끊임없는 주택단지 신축 및 상상을 초월한 관광 인프라 개발이 한창이지만 이상 기후에 따른 전력 수요는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만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순간전력 공급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가 필요한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안전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인근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대다수 국가가 신규 원전 도입 및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초기 투자비용은 크지만 건설 후에는 온실가스 배출 없이 대량의 전력을 경제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원자력발전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국가가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원전보다 우월한 환경적 조건을 지닌 발전 형태는 없다.

UAE 정부기관도 국내 원전 방문 및 안전규제기관 교류를 통해 한국형 원전 건설 및 발전운영상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 UAE뿐만 아니라 유럽 등지에서도 한국 원전건설 기술에 관심을 나타내는 등 제2의 해외원전 수출의 기회가 눈앞에 다가왔다. 한국 원전기술에 대한 해외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막연한 불신은 지양하고 원전에 대한 공감과 국민 신뢰를 쌓는 일에 주력해야 하겠다.

한찬희 < 한수원 아부다비지사 직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