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기세에 눌렸나…SUV 움찔
지난해 말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신형 그랜저(IG)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준대형 세단이 다시 국내 자동차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내수시장을 주름잡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마저 준대형 세단의 기세에 움찔하는 분위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SUV에 밀려 고전하던 그랜저(현대차) K7(기아자동차) SM7(르노삼성자동차) 등 준대형 세단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작년 10월 8664대였던 준대형 세단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 올해 1월엔 1만5189대로 증가했다. 완성차 5개사의 자동차 판매량(상용차 제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0월 7.9%에서 11월 10.6%, 12월 17.3%, 올해 1월 17.5%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반면 싼타페(현대차) 쏘렌토(기아차) QM6(르노삼성) 등 승승장구하던 SUV 판매량은 작년 10월 3만8442대에서 올해 1월 2만7589대로 주춤했다. 판매 비중 역시 지난해 10월 35.1%에서 11월 34.1%, 12월 33.9%, 올해 1월 31.7%로 계속 줄고 있다.

업계에선 준대형 세단이 부활하며 SUV의 돌풍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준대형 세단의 절대 강자인 신형 그랜저는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매달 1만대 이상 팔리며 내수시장을 휩쓸고 있다. 출시한 지 1년가량 된 K7도 매달 5000대 가까이 팔리며 그랜저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SM7도 지난 1월 전년 같은 달보다 30% 이상 팔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3000만원 초·중반대인 준대형 세단 모델이 많이 팔리면서 싼타페 쏘렌토 QM6 등 중형 SUV 시장에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