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힘이 곧 평화'…미국 국방예산 10% 증액
미국과 중국, 일본이 일제히 국방비 증액에 나섰다. 남중국해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역내 갈등 요인을 놓고 충돌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백악관은 27일(현지시간) 내년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약 10% 늘린 2018회계연도(2017년10월~2018년9월) 예산안 초안을 공개했다. 국방예산은 올해 대비 540억달러(약 61조2630억원) 증가한 6030억달러(약 684조1035억원), 해외 원조 등 비(非)국방예산은 국방예산 증액만큼 줄어든 4620억달러로 책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내용의 예산 관련 법안을 오는 13일까지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트럼프 '힘이 곧 평화'…미국 국방예산 10% 증액
믹 멜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국방비 증액과 관련해 “역사상 최대 규모로 증액한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늘어난 국방비를 함정과 전투기 개발, 남중국해 등 핵심 항로나 해상 요충에 주둔하는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쓰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7.6%에 그친 국방예산 증가율을 올해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최근 군비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데다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등에서 미국 및 주변국과의 마찰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두 자릿수 증액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지난해 수준의 증가율만 유지해도 올해 국방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1조위안(약 160조4780억원)을 넘어선다. 중국 국방예산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일에 공식 발표된다.

일본 중의원도 27일 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예산을 포함한 올해 예산안을 가결했다. 일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5년 연속 국방예산을 증액하고 있다. 올해 국방예산은 5조1251억엔(약 50조15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10억엔 늘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미국은 5960억달러의 국방비를 지출해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2150억달러로 2위, 일본과 한국은 409억달러와 364억달러로 각각 8위와 10위에 올랐다.

워싱턴=박수진/베이징=김동윤/도쿄=서정환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