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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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은 진작에 끝났는데 방송이 최근 마무리돼 드라마를 1년쯤 찍은 기분입니다. 대개 드라마 촬영은 3개월이면 마무리하는데 ‘화랑’은 100% 사전 제작이어서 거의 1년을 안고 있었거든요.”

지난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화랑’에서 반쪽 귀족 아로 역을 맡은 배우 고아라(27·사진)는 홀가분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화랑’은 지난해 4월 촬영을 시작해 9월에 마쳤다.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고아라는 “촬영을 끝내고 나서 드라마를 보니 ‘본방 사수’하는 느낌도 있어서 새로웠다”며 “그래서 더 애착이 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고아라는 극 중 선우(박서준 분)와 삼맥종(박형식 분)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삼각관계를 이뤘다. 두 남자 주인공 중 누가 더 이상형에 가까우냐고 묻자 한참 고민하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답하기가 너무 어렵네요. 선우와 삼맥종 모두 멋있고 각각의 매력이 있어 고르기 힘들지만 아로 관점에서 보면 선우가 이상형인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이상형은 이제 찾아가는 단계예요. 간접경험 말고 직접경험을 할 때지만 아직도 운명적인 만남을 기다리고 있어요. 하하.”

연기로는 호평받았지만 ‘화랑’의 시청률은 아쉬웠다. 최종회가 7.9%에 그치는 등 동시간대 방송된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SBS ‘피고인’과의 경쟁에서 밀려 꼴찌에 그쳤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시청률엔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드라마를 통해 성장했다고 느끼니까요. 말괄량이 소녀가 사랑을 하며 점차 성숙한 여인이 되는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는데 그렇게 보였나요?”

고아라는 2003년 KBS2 ‘성장드라마 반올림’을 통해 연기를 시작해 TV와 스크린을 오가며 스펙트럼을 넓혔다. 2013년 tvN ‘응답하라 1994’에서는 94학번 새내기 성나정 역을 맡아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1월엔 데뷔 이후 14년 동안 몸담았던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배우 정우성과 이정재가 공동대표인 아티스트컴퍼니로 이적했다.

“정우성 이정재 선배의 연기를 본받고 싶었습니다. 배우의 길을 오래 걸어온 선배들이 조언을 해주니 큰 도움이 돼요. 사실 배우로서 연기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고 싶었고, 다양한 장르를 통해 발전하고 싶었는데 그게 힘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 부족함을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차에 SM과 계약이 만료됐고 두 선배가 손을 내밀어줬어요.”

아티스트컴퍼니에는 하정우 염정아 남지현 등이 소속돼 있다. 고아라는 “다양한 색깔의 연기를 하는 선배들을 직접 보면서 본받고 싶었다”며 “소속사 내부에서 소통이 잘돼 연기뿐 아니라 연예계 생활 전반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고아라는 새로운 소속사에서 신인의 자세로 경험의 폭을 넓히고 싶다고 했다.

“제 안에서 다양한 모습들을 꺼내보고 싶습니다. 스스로 돌아보니 제가 다작을 한 배우는 아니더라고요. 주연, 조연 가리지 않고 스펙트럼을 넓히다 보면 저의 진가도 찾아지지 않을까요. 하하.”

현지민 한경텐아시아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