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4월부터 6개사로 새출발
현대중공업이 창립 45년 만에 6개 회사로 쪼개져 독립경영을 시작한다.

현대중공업은 27일 울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를 조선·해양,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 4개 법인으로 나누는 사업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노조의 반발이 있었지만 지분 8%대를 보유한 2대 주주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관투자가, 외국인 등 현대중공업 주주는 90% 넘게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오는 4월1일자로 현대중공업(조선·해양·엔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 등 4개 개별회사로 전환된다.

작년 12월에는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와 선박 통합서비스사업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가 분사했다. 두 회사는 앞으로 분리되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로보틱스 계열사로 각각 편입될 예정이다. 이들 6개사 가운데 현대로보틱스가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현대중공업이 1972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사업재편을 하는 것이다. 회사 측은 그간 서로 무관한 사업들이 한 사업체에 묶여 있으면서 발생한 비효율이 이번 분할로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분사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7조원이 넘는 차입금 중 3조원 이상을 분할되는 회사에 나눠 배정하면 현대중공업엔 3조9000억원 수준의 차입금만 남는다. 작년 말 106%였던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은 95%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로써 차입 여건이나 신용도가 개선되고 해외 수주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주총 승인을 얻은 4개 기업을 5월에 재상장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주식은 3월30일부터 5월9일까지 거래가 정지되며, 재상장되는 현대중공업 및 신설 회사의 주식은 5월10일부터 거래가 이뤄진다.

울산=하인식/안대규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