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종 희귀질환 한번에 검사"
‘수천개에 달하는 희귀질환을 적은 비용으로 한 번에 검사할 수는 없을까.’

유전자 진단 전문 바이오 기업 마크로젠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금창원 3빌리언 대표(사진)는 검사 비용만 낮출 수 있다면 희귀질환 유전자검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희귀질환은 1만명 중 한 명 이하에서 나타나는 질병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희귀질환 종류는 7000개가 넘는다.

지난해 창업한 금 대표는 “희귀질환은 질환별 유전자 검사 비용이 수천달러에 달한다”며 “발병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4000여개 희귀질환을 한꺼번에 분석하면서 가격은 1000달러 이하인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희귀질환은 80% 이상이 유전 때문에 발병한다. 하지만 건당 4000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진단을 받지 못한 환자도 상당수다. 3빌리언은 질병당 0.25달러 수준의 가격으로 4000여개 희귀질환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회사는 환자가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환자가 집으로 보내준 진단 키트에 타액을 묻혀 되돌려 보내면 3빌리언이 2~3주 정도 분석을 거친 뒤 온라인으로 결과를 알려준다. 지난해 3빌리언이 미국에서 사전 서비스를 제공하자 100명의 환자가 자발적으로 서비스를 신청했다. 금 대표는 “희귀질환 환자의 30%가량은 치료를 받으면서도 명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자신의 질환을 정확하게 알고 싶어하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3빌리언은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병원을 제외한 일반 기업에서 희귀질환 등의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할 수 없어서다. 금 대표는 “2021년 1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