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반대 집회, 헌재압박 본격화…"졸속 탄핵시 용납못해"
권영해 전 장관 "탄핵심판 심리종결 후 헌재 앞서 단식하겠다"
탄기국 "탄핵은 기각 아닌 각하 대상…특검 끝나면 고발할 것"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서울 도심에서 박 대통령 탄핵기각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탄핵반대 단체인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25일 오후 2시30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14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었다.

국가안전기획부장을 지낸 권영해 탄기국 공동대표는 "헌재가 27일 탄핵심판 심리를 종결하고 어떤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이와 같은 것(탄핵 인용)을 결정짓겠다는 흉계가 보이는 듯해 걱정"이라며 28일부터 헌재 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과 강일원 탄핵심판 주심에 대해 "헌정 전체를 탄핵하려 한다"며 "(우리는) 당신들의 안위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조원진·윤상현·박대출 의원과 박근혜 대통령측 법률대리인인 김평우·서석구 변호사도 태극기 망토 등을 두르고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헌재 재판관을 향해 원색 비난을 해 논란을 일으켰던 김 변호사는 "내 변론 동영상으로 보셨을 텐데 내용에 동감하시느냐"고 참가자들에게 물으며 "법관(의 행동)이 헌법에 (비춰) 틀렸다고 생각하면 국민도 틀렸다고 말할 권리가 있다"며 자신의 행동을 옹호했다.

김진태 의원은 "처음부터 국회에서 엉터리로 (탄핵소추안을) 올린 것이기 때문에 헌재는 (기각이 아닌) 각하를 하면 된다"면서 "국회는 원래 이렇게 엉터리 짓을 하는 데라서 욕 먹어도 싸다.

그 책임으로 국회가 해산돼 내가 백수가 된다고 하더라도 괜찮다"고 외쳤다.

국방무늬 점퍼를 입고 단상에 오른 정광용 탄기국 공동대표는 "악마의 재판관 3명이 있다.

이들 때문에 탄핵 인용돼도 아스팔트에 피가 뿌려질 것이다.

어마어마한 참극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진실이다"라고 주장했다.

탄기국은 특검이 끝나면 특검 관계자들을 모두 사법기관에 고발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다가오는 3.1절 같은 장소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참가자 대다수가 중·장년층이었으나 청소년이나 20∼30대 청년층도 매우 간혹 눈에 띄었다.

손태극기를 흔들던 박모(18)군은 "정책적으로 박 대통령이 잘 한 건 없지만 탄핵 사유가 될 만한 잘못은 저지르지 않았다"면서 "지금 여론몰이를 하며 인민재판을 하는 흐름이 헌재의 탄핵 인용 여부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오후 2시45분 기준 300만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거나 탄핵기각·각하 등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자신들을 '군 동지회'라고 지칭하는 참가자들이 특히 많았다.

태극기를 제외한 깃발 대부분에 육군사관학교나 3사관학교, 갑종장교 애국동지회라고 쓰여있었다.

주최측은 '멸공의 횃불', '최후의 5분', '나가자 해병대' 등 군가를 연이어 틀었다.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을 희화화한 그림과 함께 '이게 판사냐'라고 적은 피켓을 든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반면 '대한민국 양심의 보루 헌법재판소 믿습니다'라는 펼침막을 들고 나온 참가자들도 있었다.

윤광용(70)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청렴했고 부정부패 없이 잘 이끌었으나 최순실을 잘못 만나 고초를 겪고 있다"며 "최순실 잘못이지 박 대통령 무슨 죄냐"라며 탄핵에 반대한다는 뜻에서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친 오후 6시께부터 남대문, 서울역, 염천교, 중앙일보, 서소문을 거쳐 다시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행진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안홍석 기자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