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원흥동에서 24일 문을 연 ‘삼송3차 아이파크’ 모델하우스를 찾은 예비 청약자들이 아파트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HDC아이앤콘스 제공
경기 고양시 원흥동에서 24일 문을 연 ‘삼송3차 아이파크’ 모델하우스를 찾은 예비 청약자들이 아파트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HDC아이앤콘스 제공
24일 울산 달동 도산사거리 인근에 문을 연 ‘울산 송정 금강펜테리움 그린테라스’ 모델하우스. 전날보다 5도 가까이 떨어진 쌀쌀한 날씨에도 아침부터 입장 대기 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길게 늘어선 줄 주변으로는 중개업소 관계자들이 “당첨되면 연락 달라”며 명함을 건넸다. 울산 전하동에서 왔다는 예비 청약자 윤모씨(42)는 “송정지구는 작년 말 분양한 4개 단지가 100% 계약됐고, 인기 층에 웃돈까지 붙어 관심이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기지개 켜는 '봄 분양'…모델하우스마다 북적
봄 분양 시즌의 막이 올랐다. 이날 경기 고양과 남양주, 인천 등 수도권과 대전, 울산, 광주 등 전국 9곳에서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었다. 이들 단지에서 다음주 청약 접수에 들어갈 가구는 5386가구에 달한다.

모델하우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원흥역이 걸어서 3분 거리인 경기 고양 삼송지구 ‘삼송 3차 아이파크’ 모델하우스는 개관 첫날에만 5000여명이 몰렸다. 모델하우스를 찾은 주부 최모씨(35)는 “남편 직장이 있는 종로까지 30분대에 갈 수 있고 인근에 스타필드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질 것으로 보여 청약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공항철도 영종역 개통과 복합리조트 개장 등 개발 호재가 잇따르고 있는 인천 영종하늘도시 내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 2차’ 견본주택에도 예비 청약자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남정필 대림산업 분양소장은 “전용 85㎡ 미만 중소형으로 구성한 1520가구 대단지인 데다 바다 조망도 가능해 인근 지역 실수요자의 방문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전세난을 피해 내집 마련에 나선 세입자들도 분양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서울 지하철 8호선 연장 등 교통망 개선이 기대되는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서 처음 공급되는 공공임대 아파트인 ‘다산신도시 자연&e편한세상 3차’ 모델하우스를 찾은 정모씨(31)는 “임대보증금 5000만원에 월 50만원으로 최장 10년까지 거주한 뒤 분양 전환을 통해 내 집도 마련할 수 있어 청약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 송정지구 등 지방 인기 택지지구 모델하우스도 방문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수도권과 달리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짧고 입지 여건이 좋아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몰렸다. 박훈찬 울산 송정 금강펜테리움 그린테라스 분양소장은 “송정지구는 울산혁신도시 이후 도심권에서 나오는 마지막 신도시로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1년으로 짧아 청약 열기가 뜨겁다”고 전했다. 대전 복수동1구역을 재개발한 1102가구 대단지인 ‘복수 센트럴자이’도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 혜택을 제공하며 예비 청약자를 모았다.

이들에 이어 다음주에는 ‘백련산 SK뷰 아이파크’(서울 응암10구역)와 ‘꿈의숲 효성해링턴 플레이스’(서울 미아9-1구역), ‘안산 라프리모’(안산 군자주공6단지) 등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10개 단지, 9203가구가 모델하우스를 개장한다. 특히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입주 물량 증가와 대통령선거 일정 등을 피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봄 분양을 서두르면서 오는 5월까지 전국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10만7000여가구에 달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는 지방 소규모 단지나 입지 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단지 위주로 분양돼 청약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며 “유망 단지가 많은 이번주 공급분의 청약 성적이 봄 분양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