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옹호한 미국 재무…트럼프와 통화정책 '엇박자'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사진)이 “강(强)달러는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좋다”고 말했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 여부와 관련해선 즉답을 피했지만 그 가능성은 열어놨다.

므누신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가 세계 여타 국가와 비교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강달러가 미국 기업들을 죽이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상반된다.

므누신 장관은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가 미국 경제에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미국 경제에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강달러는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미국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준다.

반면 해외투자 유치와 내수 확대, 재정적자 관리 등에는 도움을 준다. 그동안 미 재무장관들은 강달러를 선호하는 발언을 해왔다.

므누신 장관은 “대선 이후 달러 가치가 크게 절상된 것은 트럼프 행정부와 앞으로 4년간의 경제 전망에 대한 신뢰를 나타내는 신호”라며 “장기적으로 달러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므누신 장관은 이어 “중국의 환율조작 문제와 불공정한 무역행위가 있는데 두 가지가 서로 연결돼 있을 수도 있고, 연관돼 있지 않다고도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지난 1년 반 동안 외환시장에 개입해 왔다. 이를 교역상황과 연관돼 있다고 본다면 환율조작국 지정이 힘들겠지만 별개 문제로 본다면 얼마든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다. 미 재무부는 오는 4월 환율정책보고서를 통해 중국 등 교역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날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 1월 회의록에서 많은 FOMC 위원은 “아주 가까운 시일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FOMC는 지난달 회의에서 기준금리(연 0.5~0.75%)를 동결했다. 다음 회의는 3월14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