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운영하는 시화 경매장 내부 모습.  현대글로비스 제공
현대글로비스가 운영하는 시화 경매장 내부 모습. 현대글로비스 제공
벌써 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봄이 오면 겨울 동안 움츠렸던 중고차 시장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다. 타던 차를 언제 팔지 고민하는 소비자에게 봄은 꽤 괜찮은 매각 시기다. 중고차 매입 서비스 ‘오토벨’을 운영하는 현대글로비스가 그 이유를 살펴봤다.

◆중고차 수요 늘어나는 봄

우선 중고차를 봄에 팔면 높은 가격을 기대할 수 있다. 차량 품질과 상태가 천차만별인 중고차 가격은 철저하게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정해진다. 중고차 수요는 신학기가 시작하는 3월부터 여름휴가 직전인 7월까지 최대치를 보인다. 새해 들어 기업에 입사한 신입사원과 새 학기를 맞은 대학생들의 중고차 구입이 늘어나고, 봄을 맞아 나들이를 가려는 ‘패밀리카’의 수요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차주들은 중고차를 하반기에 많이 내놓는다. 여름 휴가와 추석 명절까지 장거리 운행을 마친 차주들이 차량 연식이 바뀌기 전에 중고차를 매각하는 시기가 9~11월이다. 12월에는 연말 신차 할인을 받아 차량을 교체하기 위한 중고차 물량도 급증한다. 대신 연말 중고차는 인기가 없다. 연식을 넘겨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거나, 중고차보다는 할인을 받아 신차를 사려는 소비자가 많다. 자연스럽게 연초에는 중고차 수요가, 연말에는 공급이 증가한다.

지난해 1분기(1~3월) 1만9500대였던 현대글로비스 중고차 경매장에 출품된 중고차는 4분기(10~12월) 2만2200대로 2700대나 늘어났다. 연말에 중고차 공급이 늘었단 얘기다. 반대로 낙찰률은 1분기 61.2%, 4분기 56.2%를 기록했다. 1~3월에 중고차 물량을 확보하려는 매매업체의 수요가 많기 때문인데, 이는 곧 봄에 소매를 통한 중고차 구입이 활발하다는 증거다. 봄철 중에서도 3월은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 타던 차를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오토 오피니언] 높은 가격에 자동차 팔고 싶으면 '봄'을 놓치지 말라
◆경차 SUV 차량 특히 인기

봄철 소비자들은 어떤 차종의 중고차를 찾을까. 대표 인기 모델은 경차다. 경차는 봄철 중고차 수요가 늘어나는 신입사원이나 대학생들이 가격 부담이 적어 선호하는 차종이다. 3월을 앞둔 경차의 인기는 중고차 경매 낙찰률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번달 경차의 평균 낙찰률은 73%로, 60%와 59%를 기록했던 12월과 1월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경차 중 하나인 2014년식 올뉴모닝 럭셔리 모델의 평균 낙찰가격은 작년 11월 460만원에서 올 2월 520만원으로 60만원 올랐다. 지금 경차를 팔면 높은 가격을 기대할 수 있다.

봄부터 여름 휴가 시즌 가족 나들이객 및 캠핑족을 겨냥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2월 들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SUV의 이번달 평균 경매 낙찰률은 65%로, 지난 12월 56%, 1월 57%에서 크게 높아졌다.

이뿐만 아니라, SUV 차량은 수출 시 해외, 특히 우리나라가 주로 중고차를 수출하는 중동 지역에서 꾸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매각 시 유리하다. 중동 지역은 비포장 도로가 많아 소비자들이 SUV 차량을 선호한다. 또, 한국 중고차는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아 중동에서 높은 품질로 평가받는다.

박지영 < 현대글로비스 연구원 jypark13@glovi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