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IPTV…매출 연 30% 폭풍성장
통신3사의 인터넷TV(IPTV) 사업 매출이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며 ‘탈(脫)통신’을 꾀하는 업체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의 주력 분야인 무선(모바일)사업 매출은 정체된 반면 IPTV 매출은 3사 모두 연간 20~30%의 가파른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접목, 콘텐츠 차별화 등 IPTV 서비스 강화를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진격의 IPTV…매출 연 30% 폭풍성장
◆VOD 판매가 매출 상승 견인

통신3사 실적 자료에 따르면 KT의 지난해 IPTV(올레TV) 사업 매출은 1조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9% 증가했다. 2007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1조원 매출을 돌파했다. 가입자 역시 작년 말 기준으로 700만명을 넘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SK텔레콤의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하는 BTV 매출도 같은 기간 6330억원에서 8440억원으로 33.3% 급증했다. 3사 중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LG유플러스의 U+TV 매출도 지난해 23.2% 늘어난 6121억원을 기록했다. 각사의 IPTV 매출이 전체 사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3~4%대에서 지난해 5% 안팎으로 높아졌다.

3사의 IPTV 매출 호조는 무선사업 매출 정체와 대조적이다. KT와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무선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0.6%와 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SK텔레콤의 무선사업 매출은 0.9% 감소했다.

IPTV 매출이 늘어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가입자 확대와 함께 주문형비디오(VOD) 판매 증가가 꼽힌다. 통신사 관계자는 “극장 동시 상영 영화와 드라마 등 최신 콘텐츠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돈을 내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 대한 가입자들의 거부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서운 성장세로 케이블 위협

IPTV 사업의 성장 속도에 대해선 각사 내부에서조차 놀랍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미향 KT 미래사업개발TF장은 “2007년 IPTV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을 땐 가입자 100만명만 모아도 성공이라는 자조 섞인 비관론이 많았다”며 “10년 만에 이렇게 많은 가입자를 모을 수 있을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IPTV 가입자 증가는 대체재 관계인 케이블TV의 사업 위축을 의미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작년 말 발표한 ‘2016년 방송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IPTV 가입자는 1136만명으로 전년 대비 17.5%(169만명) 증가하며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반해 케이블TV 가입자는 1373만명으로 6%(88만명) 감소했다.

IPTV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SK텔레콤은 자사가 개발한 음성인식 기반의 AI 플랫폼 ‘누구’를 BTV와 연동했다. KT도 지난달 AI 비서를 탑재한 IPTV 셋톱박스에 스피커, 전화, 카메라를 결합한 ‘기가 지니’를 내놨다. LG유플러스는 인기 유튜브 콘텐츠를 U+TV에 가상 채널로 편성, 검색 없이 리모컨 조작만으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콘텐츠 차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