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재무 상황이 어렵다. 필요하다면 우리가 자료를 줄 수 있다.” 국내 모 대형 조선사가 지난달 유럽 선주에게 한 말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국내 경쟁 조선사들의 ‘네거티브 마케팅’에 몸살을 앓고 있다.

22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빅3’ 조선업체 중 일부가 대우조선해양이 금방 망할 것처럼 해외 선주에게 마케팅하고 있다는 정보를 여러 차례 입수했다”고 우려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 아시아 선주는 지난달 대우조선 관계자에게 “대우조선이 현금이 부족해 부도가 날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다른 한국 조선사에서 들었다”며 확인을 요청했다. 지난해 대우조선에 선박을 발주한 중동 선주도 최근 국내 조선사로부터 “대우조선에 왜 발주했느냐. 조금 있으면 망할 회사인데…”라는 말을 들어 대우조선에 해명을 요구했다.

유럽 선주 역시 국내 조선사로부터 “정부가 살리기로 했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해양 사례를 보지 못했느냐. 대우조선이 위험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올 들어 배를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한 대우조선은 이로 인해 영업에 타격을 받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임직원에게 동요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대우조선은 올해 갚아야 할 9400억원가량의 회사채 때문에 위기설이 나오고 있지만 수주와 자구 노력, 금융당국 지원 등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사라지는 것은 국내 경쟁사에 이득이 아니다”며 “협력업체 도산, 국내 업계 평판 하락 등으로 모두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