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항암 바이오시밀러 세계 첫 유럽 판매 승인
셀트리온(회장 서정진·사진)이 개발한 세 번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다. 유럽에서 판매 승인을 받은 것은 항암 바이오시밀러로는 세계 최초다.

셀트리온은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트룩시마’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22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트룩시마 판매 승인 건에 ‘긍정 의견’을 내놓은 지 2개월 만에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 트룩시마는 다국적 제약사 로슈의 혈액암 치료제 ‘리툭산’을 본떠 만든 바이오시밀러다. 리툭산은 세계에서 한 해 9조원 이상 팔리는 블록버스터 치료제다. 셀트리온은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을 포함한 유럽연합(EU) 28개국과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유럽경제지역(EEA) 3개국 등 31개 유럽 국가에서 별도의 허가 승인 없이 트룩시마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셀트리온은 2분기에 영국을 시작으로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트룩시마의 유럽 판매는 제약사 먼디파마와 바이오가랑, 컨 등이 담당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유럽은 세계 리툭산 사용량의 약 45%를 차지하는 시장”이라며 “원조 의약품인 리툭산 외에 경쟁 제품이 없기 때문에 유럽에서 트룩시마가 강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트룩시마와 미국·유럽에서 허가가 나온 류머티즘 관절염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국내 승인이 나온 유방암 바이오시밀러 허쥬마 등 세 개의 ‘퍼스트무버(선도주자)’ 제품을 확보했다. 이들 세 가지 바이오시밀러의 원조의약품 세계 시장은 연 25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셀트리온은 트룩시마뿐 아니라 지난해 10월 유럽에서 판매 신청을 한 허쥬마가 본격적으로 판매 궤도에 오르는 2~3년 안에 연 매출 3조원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 상반기에 트룩시마와 허쥬마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판매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가 유럽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미국에서 선전하면서 트룩시마와 허쥬마에 대한 글로벌 유통 파트너사들의 기대가 높다”며 “자가면역질환 분야는 물론 항암제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입지로 시장 저변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