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의 대선 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가 21일 에세이집 ‘가시덤불에도 꽃은 핀다’를 출간했다.

남 지사는 ‘금수저 정치인’, ‘오렌지 정치인’이라는 비판에 대해 “나의 겉모습만 본 사람들이 오렌지나 금수저로 나를 지목하는 것에 대해 사실 무턱대고 부인할 생각은 없다”고 적었다. 이어 “적어도 밑바닥에서 치열하게 살면서 올라오지는 않았다. 언젠가 아들에게 이것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내가 어떻게 사는지를 잘 알고 있는 아들은 ‘오렌지라기는 그렇고 한라봉 정도가 적당하겠다’고 답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부유한 집안의 자제로 태어난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예를 들며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의 방향은 ‘루스벨트식 금수저 정책'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금수저가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진 이유는 금수저로 자기 가족만 떠먹기 때문”이라며 “그 큰 금수저로 다른 사람들을 떠먹이면 어떨까. 대표적인 사람이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라고 설명했다.

도지사 당선 직후 아내와 이혼한 사정도 털어놨다. 남 지사는 아내와 ’도지사에 당선되면 이혼하고, 낙선하면 같이 살자‘는 약속을 하고 출마했다고 고백했다. 남 지사의 전 부인은 정치인의 아내로 산 25년이 너무 힘들었고, 앞으로의 25년은 본인의 이름으로 살고 싶다며 이혼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남 지사는 “당신 이야기 들으니까 그 심정이 나도 조금 이해되네. 그럼 우리 각자 기도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자. 선거에 떨어지면 계속 함께 살고, 당선되면 이혼하자”라고 답했다. 그는 결국 도지사에 당선됐고, 25년간 함께 산 부인과는 “그동안 행복했다. 아이들 낳아 잘 길러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라며 서로 절을 하고 헤어졌다.

군에서 후임병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 지사의 아들은 2년의 집행유예가 확정됐고 제대 후 학교에 자퇴서를 냈다. 남 지사는 아들과 함께 아프리카로 배낭여행을 다녀온 뒤 “넘어지고 엎어졌으니 툴툴 털고 일어나 앞으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고 했다”고 적었다.

남 지사는 “묘비명에 ‘국익을 위해 개인과 정당의 이익까지 포기한 사람’이라는 글귀를 새기고 싶다”고 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