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상식] 일상 속 스마트폰 중독, 뇌를 '팝콘'으로 만든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지만 손바닥만한 휴대폰 덕에 하늘 볼 일이 적어졌다. 스마트폰이 없는 것은 신발을 신지 않고 길을 걷는 것과 다름없는 시대다. 스마트폰 중독은 사회문제로까지 부상했다. 한국정보진흥원에 따르면 2013~2015년 3년간 스마트폰 중독자는 380만명에서 580만명으로 늘었다. 중독 연령대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초등학생과 영유아 중독자는 12만7000여명에 이른다.

인터넷 중독자 수도 늘었다. 국내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4.6시간인데 청소년은 4.8시간으로 평균을 웃돈다. 중학생은 4.9시간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길었다. 청소년 10명 중 3명이 스마트폰 때문에 금단, 내성, 일상생활 장애 등을 호소하고 있다.

뇌가 팝콘 터지듯 크고 강렬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현상을 ‘팝콘 브레인’이라 한다. 데이비드 레비 미국 워싱턴대 정보대학원 교수가 만든 용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지나치게 쓰거나 여러 기기로 멀티태스킹을 반복할 때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중독은 인터넷 속의 자극적인 콘텐츠 과잉 주입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웹 구조에 따라 호기심에 동영상을 클릭하면 바로 밑에 연관 동영상이 뜬다. 폭력 엽기 성적 콘텐츠 등을 연속해 보게 된다. 뇌에 큰 자극이 지속적으로 가해져 팝콘 브레인화한 아이는 단순하고 평범한 일상생활에 흥미를 잃는다.

아이들은 넘쳐나는 영상 미디어 콘텐츠로 인해 글 자체에 흥미를 잃고 문장 구사력도 떨어진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중학교 3학년의 국어 성취도 점수는 2013년 18.17점에서 2015년 16.60점으로 1.57점 떨어졌다. 짧은 문장이나 잘못된 축약어, 맞춤법을 고려하지 않은 신조어를 주로 사용하는 아이들이 장문의 글을 논리적으로 해석하고 작성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성조숙증 아이가 병원을 찾으면 스마트폰 단속을 시킨다. 콘텐츠 분별력이 미숙한 아이에게 자극적 영상이 호기심을 자극해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수면 생체 리듬도 방해해 호르몬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미국소아학회는 아이들의 스마트폰, 인터넷, TV 노출 시간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부모의 태도가 중요하다. 부모가 먼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아이와 눈을 맞추고 대화하고 책을 읽어야 한다. ‘우리 집 스마트폰 사용 금지 공간’을 만드는 것도 추천한다. 아이가 이미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사용하고 있다 해도 무조건 화내선 안 된다. 아이가 스마트폰을 통해 얻는 만족감을 다른 행위를 통해 얻을 수 있는지 대화로 풀어야 한다. 사용을 중단하면 놀이를 함께하는 등 보상을 줘야 한다.

윤정선 < 하우연한의원 대표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