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온 국문과 박사 "힌두어 교수 됐어요"
한국에서 국어국문학 박사 학위를 딴 인도인이 졸업 후 국내 대학에서 ‘힌두어 교수’가 됐다. 19일 경희대에 따르면 이달 15일 학위수여식에서 국문과 박사 학위를 받은 인도 출신인 스리잔 쿠마르 씨(32·사진)는 지난해 부산외국어대 전임교수로 임용돼 학생들에게 힌두어를 가르치고 있다.

고위 공무원이 되겠다는 야망을 품고 인도 명문대학인 네루대에 입학한 쿠마르씨는 우연히 한국어과에 배정돼 ‘가나다’부터 배웠다. 쿠마르씨는 “성적을 잘 받으려고 공부하다 보니 어느 순간 새 세상이 열렸다”고 회상했다. 부탁할 때 쓰는 ‘~해 주다’라는 표현은 다른 언어에는 없지만, 힌두어와 한국어에서만 쓰는 등 두 언어에서 공유되는 감정이 느껴지다 보니 더 흥미로워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학위를 다 마치지 못하고 돌아간 외국인 선배들이 많았는데도 7년간의 공부 끝에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에서 직업을 얻을 수 있었던 데는 지도교수와 지인의 도움이 컸다.

쿠마르씨는 “박사 논문을 쓰면서 강의도 병행하느라 아픈 적이 많았는데 지도교수님이 먼저 연락하고 뭐든 도와주겠다고 해서 많은 힘이 됐다”며 “한국에서 교수라는 좋은 직업을 얻었지만 나의 꿈은 언젠가는 인도로 돌아가 한국과 인도 간 언어의 유사성을 알리고 양국 간 가교 구실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