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 방배동 CJ오쇼핑 본사에서 열린 ‘제4회 글로벌 쇼케이스’에 참석한 두바이 시트러스 홈쇼핑 관계자들이 한국 상품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CJ오쇼핑 제공
지난 17일 서울 방배동 CJ오쇼핑 본사에서 열린 ‘제4회 글로벌 쇼케이스’에 참석한 두바이 시트러스 홈쇼핑 관계자들이 한국 상품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CJ오쇼핑 제공
“중동 지역 여성들이 사용하기에 파운데이션 21, 23호 색상은 너무 밝네요. 색상을 어둡게 해서 27호 정도로 만들어 줄 수 있나요?”

지난 17일 서울 방배동 CJ오쇼핑 본사에서 열린 ‘제4회 CJ오쇼핑 글로벌 쇼케이스’를 찾은 두바이 시트러스 홈쇼핑의 요게쉬 야다브 상품기획자(MD)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 입큰의 진동파운데이션에 관심을 보였다. 진동파운데이션은 퍼프가 자동으로 움직여 파운데이션이 피부에 밀착되도록 하는 제품이다.

야다브 MD는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이영애 등 한국 여배우의 매끈한 피부를 부러워하고 한국 화장품을 찾는 사람이 많다”며 “한국 홈쇼핑 상품은 품질이 좋고 디자인과 아이디어가 뛰어나 가격이 좀 비싸도 소비자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국 홈쇼핑 제품, 해외서 판매

CJ오쇼핑 온 두바이MD "이영애처럼 될 화장품 있나요?"
CJ오쇼핑의 글로벌 쇼케이스는 한국 상품의 해외 진출을 위한 행사다. 2014년 시범행사를 연 뒤 참가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아서 2015년부터는 매년 두 차례씩 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 15~17일 열린 행사에는 41개 국내 브랜드 170여개의 상품이 전시됐다.

이 제품을 보기 위해 일본, 인도, 두바이 등 10개국에서 홈쇼핑 MD와 유통업체 관계자 40명이 방문했다. 지난해까지는 주로 CJ오쇼핑의 해외법인 MD들이 찾아왔지만 올해는 해외 홈쇼핑 MD들까지 한국 제품을 사기 위해 찾아왔다. 시트러스 홈쇼핑을 비롯해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홈쇼핑 업체 3곳이 방문했다.

진동파운데이션은 두바이 시트러스 홈쇼핑과 협의 중이지만 윗몸일으키기 운동기구인 6파워코어와 실내자전거 등은 ‘수출’이 확정됐다. 이 제품들은 올 하반기부터 시트러스 홈쇼핑에서 판매된다. 시트러스 홈쇼핑은 중동 지역 1위 홈쇼핑으로, 15개국 6700만가구에 방영된다.

CJ오쇼핑은 글로벌 쇼케이스를 통해 자체상표(PB)와 판권을 가지고 있는 단독 상품들을 해외 시장에 적극 알릴 계획이다. 직접 홈쇼핑 채널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 말고도 상품판매를 통한 해외 진출을 늘려가기 위해서다.

이번 쇼케이스에는 홈쇼핑업체뿐 아니라 일본 총판사업자인 코지트도 참여했다. 코지트는 헬스앤뷰티스토어, 홈쇼핑 등에 제품을 납품하는 회사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코지트 대표가 직접 참가할 정도로 해외 유통업체들의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홈쇼핑 채널로 직접 진출하기 쉽지 않은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 한국산 제품 판매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이 해외에서 판매한 한국 상품 규모는 2011년 1190억원에서 지난해 2297억원으로 5년 새 두 배 가량으로 늘었다.

◆중기제품 수출 창구 역할

CJ오쇼핑은 해외 홈쇼핑 채널을 통한 상품 수출을 현지에 직접 진출하기에 앞서 시장을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정수 CJ오쇼핑 상무는 “홈쇼핑이 직접 새로운 국가에 진출하는 대신 제품을 판매하며 우회진출하는 셈”이라며 “이를 통해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쇼케이스는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 창구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중소기업들은 해외 진출을 원하지만 혼자 힘으로 어려워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진출을 원하는 국가의 시장을 조사하고, 그 나라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수출 등을 위한 법적인 과정을 거치다 보면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비용도 상당하다. CJ오쇼핑은 이런 과정들을 대행해 준다.

신 상무는 “CJ오쇼핑의 해외법인이 아니라 해외 TV홈쇼핑을 통해서만 연간 250억~300억원어치 이상의 한국산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홈쇼핑뿐 아니라 온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더 많은 한국 상품을 판매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