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가 영재센터 실질 운영"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인 이규혁 전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전무(39·사진)가 최순실 씨(61)의 조카 장시호 씨(38)가 센터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영재센터는 대기업에 수십억원의 후원금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7일 열린 최씨, 장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대한 3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씨는 “영재센터의 실제 운영을 누가 담당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장씨가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장씨가 뽑은 영재센터 사무국 직원 김모씨가 센터 운영과 관련한 사항을 장씨에게 다 보고했다”며 “자금 집행도 김씨가 담당해 장씨의 결재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본인이 당시 전무였는데도 자금 집행 관련 결재를 하지 않았는가”라고 질문하자 “나는 통장도 본 적이 없다. 전체적으로 내부적인 일은 장씨가 다 운영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영재센터의 시작이 장씨와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동성 씨(37)가 연인 관계였던 데서 비롯됐다는 증언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씨는 “장씨와 김씨는 (2015년에) 남녀관계로 만난다고 들었는데 김씨가 동계스포츠 쪽 일을 하는 사람이라 (영재센터) 아이디어를 냈다고 생각했다”며 “2015년 3~4월 둘의 관계가 좋을 때 (영재센터를) 설립하려고 계획을 짜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둘이 헤어지면서 관계가 안 좋아져 (장씨가) 빙상 관련 도움을 중학교 선배인 내게 요청한 것 같다”며 “2015년 7월 영재센터 설립 무렵부터 재능기부 형식으로 전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또 “어린 선수들에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라 봉사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