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이공계 석·박사 과정 재학생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LG 제공
구본무 LG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이공계 석·박사 과정 재학생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LG 제공
지난 15일 오후 5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 모습을 나타냈다. 호텔에서는 이공계 학생을 대상으로 LG 계열사의 연구인력을 선발하는 ‘LG 테크노콘퍼런스’가 열리고 있었다. 구 회장의 등장은 예정보다 30분 이상 빠른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등장에 어색해하는 학생들에게 구 회장은 먼저 다가가 말을 걸며 LG에서 일해볼 것을 권유했다.

이날 행사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7개사가 국내 대학의 석·박사 과정에 있는 이공계 인재 400여명을 초청해 열렸다. 통상 300~400명 정도의 인원이 참석하지만 올해는 ‘최순실 사태’ 여파 등으로 몇몇 회사의 채용이 연기되면서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이 몰렸다.

구 회장은 2012년 첫 번째 테크노콘퍼런스를 시작한 이래 6년간 매년 참석해 인재 유치에 대한 열정을 나타내고 있다. 구 회장을 필두로 구본준 (주)LG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등 LG 계열사 경영진 80여명이 총출동했다. 화학공학 전공자인 박 부회장과 재료공학과 출신인 한 부회장 등 경영진의 절반 이상도 이공계 전공자였다.

구 회장은 참석자들과 함께한 만찬에서 “여러분처럼 우수한 인재들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싶다”며 “올 연말 서울 마곡에 들어서는 첨단 융복합 연구단지에서 연구 인력들이 창의적으로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계열사별로 열린 회사 설명회에서는 해당 분야의 기술혁신 현황과 트렌드, 중점 육성하고 있는 신성장 사업을 설명했다. 각사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인사담당 임원들은 취업희망자들이 궁금해할 회사 비전과 연구개발 인재 육성 계획 등을 설명했다.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 4차산업 관련 기술과 그와 연관된 LG의 연구 현황도 소개했다. 발표가 끝난 뒤에는 참석자들과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하는 ‘토크 콘서트’도 이어졌다.

만찬장에서도 각 테이블에 나눠 앉은 계열사 경영진은 학생들에게 LG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구 회장은 3시간 남짓 자리를 지키며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400여명의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이 같은 구 회장의 노력은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2일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4년제 대학 이공계 졸업자와 졸업예정자 127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9.3%가 LG를 가장 가고 싶은 기업으로 꼽았다. SK그룹(47.3%), CJ그룹(40.7%), 삼성그룹(40.0%) 등이 뒤를 이었다. LG 관계자는 “연구인력을 중시하는 문화에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문화가 이공계 인재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노경목/박재원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