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우 대지정공 전무(맨왼쪽)가 연구원들과 특장차 제작 일정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대지정공 제공
조항우 대지정공 전무(맨왼쪽)가 연구원들과 특장차 제작 일정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대지정공 제공
세계 첫 '친환경 제설차' 개발한 용인 대지정공
경기 용인시 원삼면 죽능리에 있는 대지정공은 창업주인 조효상 대표(73)가 1975년 지인들에게 18만원을 빌려 창업한 회사다. 그동안 부도 위기 등 갖은 고생 끝에 연매출 400억원대를 올리는 특장차 전문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탱크로리, 물대포차 등 연간 400여대를 생산해 약 80%인 320대 이상을 수출한다. 지난해 3000만달러 수출에 이어 올해 5000만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화학약품을 쓰지 않고 눈을 녹이는 친환경 액화제설차량(사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

15일 공장에서는 10여명의 직원이 물대포차 등 특장차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었다. 조항우 전무는 “인도네시아에 매년 140대의 물대포 차량을 수출하는데 올해 1차분 38대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5월 추가 계약이 예정돼 있다. 조 전무는 창업주의 아들로 입사 초기 생산라인에서 기술을 익히는 등 현장생활을 시작했고 지금은 경영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세계 첫 '친환경 제설차' 개발한 용인 대지정공
이 회사는 사업 초기 일본제 진공 분뇨차를 국산화하면서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조 전무는 “문제가 있는 제품은 절대로 출하하지 않는다는 아버지의 정직과 신뢰가 현장에 뿌리박혀 성장동력을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출한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베트남, 캄보디아, 이집트 등 지역에 상관없이 기술자를 보내 철저한 사후관리를 해주고 있다. 10년가량 50억원대에 머물던 매출은 신뢰가 쌓이면서 2014년 170억원, 2015년 200억원, 지난해 4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600억원이 매출 목표다.

이 회사는 1970년대 말부터 1990년 초반까지 민주화 바람에 따른 물대포차의 내수 확대로 성장했다. 1992년부터는 현대자동차를 통해 특장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수출을 시작했다. 탱크로리는 1994년부터 생산해 팔았다. 회사 관계자는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매출이 3분의 1로 줄고 10억원대의 어음부도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고품질 차량을 생산해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2007년 부설연구소를 세워 기술 개발에 집중한 이 회사는 2009년 6월부터 OEM 수출에서 벗어나 인도네시아 등에 독자적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매출의 5~7%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한다.

대지정공은 올 들어 세계에서 처음 개발한 친환경 액화제설차량을 수출하기 위해 국제특허 출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제설차량은 눈을 밀어 쌓아 놓거나 화학약품을 사용해 환경오염을 초래하는 기존 차량의 문제를 개선한 게 특징이다. 조 전무는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친환경 액화제설차량을 투입해 눈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한국의 제설차량 제조기술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경기 용인시 남사면에 벤츠트럭종합센터를 열었으며 올해 20여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