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SOC 투자개발형 시장 개척…공사비+운영수익 쏠쏠"
“SK건설이 역점사업으로 삼은 도로 철도 교량 발전소 등 해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개발형 사업은 단순 설계·조달·시공(EPC) 도급사업에 비해 장기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합니다.”

지난달 사업비 3조5000억원 규모의 세계 최장 길이(3.6㎞) 현수교인 터키 차나칼레교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K건설의 이형원 사업개발본부장(사진)은 “SK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해외 투자개발형 사업 수주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해외 투자개발형 사업은 건설업체가 직접 사업을 발굴하고 사업개발, 지분투자, 자금조달, 설비운영 등 전 과정에 참여하는 사업이다. 주로 완공 후 운용으로 수익을 내는 도로, 교량, 철도 등 SOC와 발전소 개발에 활용된다. 건설사 시공이익에 더해 지분투자로 인한 운용 수익(자기자본 대비 수익률 10~20%대)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또한 직접 사업을 주도하다 보니 발주처 사정에 따라 사업이 취소되는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 SK건설은 차나칼레교를 포함해 터키 복층 유라시아해저터널, 라오스 참파삭주 초대형 수력발전소 등 4개 투자개발형 사업을 수주했다.

"해외 SOC 투자개발형 시장 개척…공사비+운영수익 쏠쏠"
이 본부장은 “EPC 도급사업은 수익률이 3~5%에 불과하지만 투자개발형 사업은 10% 이상의 공사이익이 나 수익성이 좋다”며 “유럽 건설업체 중에는 수십년씩 직접 지은 공항, 도로를 운영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곳이 대부분인데 SK건설도 그 구조를 따라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나칼레교 개발사업에선 SK건설이 발주처로부터 공사비와 공사 후 운영기간 동안 최소운영수익을 보장받는다. 지난해 12월 개통한 터키 복층 유라시아해저터널은 2041년까지 터널 운영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

이 본부장은 “글로벌 EPC 건설시장에서 강세인 중국 건설사는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험이 없어 초보 수준의 투자개발형 사업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투자개발형 사업이 주력인 유럽 건설업체는 최신 특수교량 실적이 없다”며 “SK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은 두 가지 경쟁력을 다 갖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K건설은 특수교량과 발전소 사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국내 다른 대형 건설사들은 지분투자에 들어가는 자기자본 부담과 PF금융 조달 부담 탓에 해외 투자개발형 사업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대신 손쉽게 수주할 수 있는 EPC 위주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저가수주 경쟁, 유가 하락 등으로 손실을 본 사례가 많다.

이 본부장은 “다른 건설사들이 지분 투자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을 외면할 때 우리는 오랜 시간 투자하고 공을 들여 지난해부터 하나둘씩 성과가 나고 있다”며 “파키스탄, 스리랑카, 브루나이 등 아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일본 건설사도 진출하지 못한 미국, 유럽시장도 뚫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