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맨, 한달도 안돼 첫 낙마
미국 안보의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국가안보회의(NSC) 실무책임자인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사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플린 보좌관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한국 측과 긴밀히 접촉한 인사여서 한·미 안보 공조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미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플린 보좌관의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20일 출범한 트럼프 정부의 주요 인사 중 낙마한 사람은 그가 처음이다. 그는 역대 백악관 선임 보좌관 중 가장 단명한 보좌관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플린 보좌관은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지난달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꾸준히 접촉하며 ‘대(對)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한 사실이 드러나 궁지에 몰렸다. 전혀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했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에 대해 기초적인 내용을 파악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러시아 대사는 접촉했지만 제재 해제를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거짓보고를 해 수습마저도 어렵게 했다.

지한파로 꼽히는 플린의 ‘중도하차’로 한국 정부도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에 뉴욕까지 가서 면담할 정도로 한국 정부는 그에게 공을 들여왔다.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키스 켈로그 NSC 사무총장이 직무를 대행한다.

그동안 찬반 논란이 거셌던 스티븐 므누신은 이날 상원 인준을 통과해 재무장관에 취임했다. 상원은 찬성 53 대 반대 47로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조 맨친 의원 1명만 찬성표를 던졌다.

골드만삭스 출신 재무장관은 행크 폴슨(조지 W 부시 정부), 로버트 루빈(빌 클린턴 정부)에 이어 그가 세 번째다. 므누신 장관은 예일대를 졸업한 뒤 골드만삭스에서 17년 동안 일했다. 그의 취임으로 트럼프 정부의 핵심 경제라인은 골드만삭스 출신이 포진하게 됐다.

므누신 장관은 취임식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테러와의 전쟁, 재정 조달에 공직을 활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한 감세정책과 달러 환율 문제 등 미국 재정정책 관련 현안을 이끈다. 므누신 장관은 재무부 핵심 요직에 월가 인사를 기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