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무산으로 뜨는 APTA…아시아·태평양 무역장벽 해소 속도낸다
한국 중국 인도가 중심이 된 아시아태평양무역협정(APTA)이 올 하반기부터 추가 관세 인하 협상을 시작한다.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하는 등 다자 자유무역협정(FTA)이 주춤한 가운데 정부는 APTA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APTA는 한국 중국 인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라오스 등 아시아 6개국 사이에 체결된 특혜 무역협정으로 몽골도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개발도상국 간 교역 확대를 위해 1976년 체결한 방콕협정이 모태다. 특정 품목에 대해 회원국 간 관세를 비회원국 대비 30~50% 인하한다.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일부 품목은 APTA 관세율이 한·중 FTA 관세율보다 오히려 낮다. TV 카메라 등은 한·중 FTA에 따른 관세율이 10%지만, APTA 관세율은 6.5%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은 두 개 이상의 관세율 협정이 있을 경우 유리한 쪽을 적용받는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APTA 관세율이 한·중 FTA 관세율보다 낮은 품목이 1000여개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FTA는 단계적으로 관세율이 낮아져 3~4년 뒤에는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이 대부분이어서 결국엔 APTA 관세율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APTA는 시간이 지나면 관세 특혜 품목 수를 늘리거나 추가로 세율을 인하해 주는 협상을 한다.

가장 최근 협상이었던 4라운드 협상은 지난 1월 타결돼 올해 말 발효가 예상된다. APTA 회원국들은 올 하반기 5라운드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협상에서는 상품에만 적용되는 APTA를 확대해 투자, 서비스 부문의 무역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한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