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일본보다 한국서 더 인기…레고스토어 늘려 키덜트 공략"
경기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지난해 12월 문을 연 ‘레고스토어 1호점’에 레고 마니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레고 완제품뿐 아니라 원하는 블록과 미니피겨를 골라서 구매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레고로 만든 조형물을 감상하거나 레고를 직접 체험하도록 마련된 공간도 있다.

보 크리스텐센 레고코리아 대표(사진)는 14일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인구가 일본이 한국보다 많지만 레고가 더 많이 팔리는 곳은 한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이 돼도 계속 아이들의 물건이나 문화를 즐기려는 ‘키덜트족’이 레고를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이르면 올해 안에 레고스토어를 한 곳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덴마크에 본사를 둔 레고는 세계적인 조립완구 업체다. 크리스텐센 대표는 일본보다 한국에서 레고가 더 많이 팔리는 까닭으로 한국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을 꼽았다. 그는 “한국 학부모가 레고를 단순한 완구가 아니라 창의력 발달을 돕는 교구로 보는 덕분”이라며 “레고는 놀이와 학습을 함께할 수 있는 장난감”이라고 덧붙였다.

레고코리아는 기존 고객인 어린이 외에도 구매력과 충성도를 갖춘 키덜트족을 위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 팔리는 레고의 20%가 키덜트의 손으로 들어간다. 유럽이나 미국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크리스텐센 대표는 “1980년대 레고가 한국에 수입된 이래 레고와 함께 성장한 성인들이 꾸준히 레고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비행기 등 각종 기계의 작동원리를 섬세하게 구현한 ‘테크닉’ 제품군의 40주년 행사를 계기로 키덜트 소비층을 적극적으로 사로잡겠다”고 강조했다.

레고코리아는 국내 코딩교육 열풍에 편승할 수 있는 신제품도 이르면 올해 안에 내놓을 예정이다. 레고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쇼 CES에서 레고로 만든 로봇인 ‘레고 부스트’를 내놨다. 레고 부스트는 블록을 조립해서 모터와 전자장치 등을 집어넣으면 사용자가 입력한 컴퓨터 명령에 따라 행동한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