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추억의 맛 '오레오 오즈' 한국 특산품이 된 까닭은…
A 전자회사에 다니는 김현국 씨(38). 미국 출장 가기 전 꼭 마트에 들른다. 그가 매번 고르는 건 오레오 오즈(Ores O’s) 시리얼(사진). 매장에 남은 재고를 싹 쓸어담아 출장길에 오른다. 미국에 가면 현지 협력사 직원들은 놀란다. 오레오 오즈는 미국에선 더 이상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출장 일정이 잡히면 미국 협력사 직원들이 ‘오레오 오즈 오는 날’로 적어놓고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오레오 오즈는 미국 식품회사 크래프트푸드와 시리얼 전문회사 포스트푸드가 합작회사이던 1998년 나왔다. 초콜릿맛 시리얼에 마시멜로가 더해져 어린이용 아침 식사나 간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두 회사가 2002년 분리하면서 2007년부터는 오레오 오즈의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1998~2007년 유년기를 보낸 이들은 제품 재출시를 원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크래프트푸드는 시리얼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오레오 쿠키만 생산했고, 포스트푸드는 오레오 쿠키의 레시피를 쓸 수 없었다.

이 ‘추억 속 시리얼’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이 만들고 있다. 동서식품이 크래프트푸드와 포스트푸드 양사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 동서식품은 애초 모회사인 주식회사 동서가 미국 크래프트푸드와 합작해 세운 회사다. 크래프트푸드 제품을 한국에서 독점적으로 생산할 권리를 갖고 있다. 포스트와도 시리얼 관련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다. 동서식품은 2014년 단종했던 제품을 소비자들의 요구로 지난해 9월 다시 출시했다. 재출시 후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는 품귀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재출시 후 약 4개월간 매출만 60억원. 한국에서 ‘오레오 오즈’가 재출시됐다는 소문이 미국까지 번지면서 아마존, 이베이 등 온라인몰에서는 한 상자(500g)에 3만~4만원까지 거래되기도 한다. 국내 판매가격(7000~8000원)보다 세 배 이상 비싸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