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아프리카TV '별풍선' 따라하는 유튜브…'1인 방송' 경쟁 가열
세계 1위 동영상 플랫폼인 구글 유튜브가 1인 크리에이터(창작자)를 직접 후원할 수 있는 서비스인 ‘슈퍼챗’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창작자를 지원하는 멀티채널네트워크(MCN) 플랫폼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슈퍼챗은 국내 대표 MCN 플랫폼인 아프리카TV 매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별풍선’과 비슷한 시스템으로 시청자가 실시간 방송을 보면서 해당 창작자에게 원하는 금액을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가 이처럼 국내에서 검증받은 수익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서 적용하면서 MCN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관련 정보기술(IT) 미디어기업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튜브판 ‘별풍선’ 도입

구글 유튜브는 지난 8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창작자와 사용자가 함께 보는 채팅창에서 유료 후원 서비스인 슈퍼챗을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슈퍼챗은 아프리카TV 별풍선과 상당히 비슷하다. 시청자는 실시간 방송을 보면서 해당 창작자에게 신용카드 결제를 통해 회당 1000원부터 50만원까지 송금할 수 있다. 금액에 따라 자신이 보내는 메시지의 크기와 색깔이 달라진다. 그만큼 방송을 진행하는 1인 창작자와 다른 사용자에게 스스로를 부각시킬 수 있는 셈이다.

아프리카TV 시청자도 BJ(브로드캐스팅자키·1인 창작자)에게 현금화할 수 있는 별풍선을 쏠 수 있다. 시청자는 별풍선 1개를 110원에 사고, BJ들은 별풍선 한 개에 60~70원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별풍선 수수료가 아프리카TV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한다.
[인터넷] 아프리카TV '별풍선' 따라하는 유튜브…'1인 방송' 경쟁 가열
◆40개국 이상 접속하는 글로벌 플랫폼

유튜브는 20여개국에 있는 1인 창작자를 대상으로 슈퍼챗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들 창작자는 40여개국에서 접속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미 지난달 중순 국내 게임 전문 1인 창작자인 대도서관(사진 왼쪽) 등을 통해 시범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대도서관은 “글로벌 플랫폼답게 실시간으로 다양한 나라의 팬과 바로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어 좋았다”며 “깔끔한 인터페이스도 장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튜브는 또 1만명 이상 구독자를 보유한 1인 창작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실시간 생중계 기능을 우선 제공하기로 했다. 유튜브의 모바일 생중계는 유튜브앱의 캡처 버튼을 누르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유튜브는 안정적인 모바일 생중계 서비스를 위해 한꺼번에 채팅이 몰리면 창작자가 올라온 내용을 놓치지 않도록 실시간 채팅 속도를 낮췄다. 향후 구독자가 1만명 미만인 창작자도 모바일 실시간 생중계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 MCN시장 경쟁 가열

유튜브, 아프리카TV뿐만 아니라 네이버 브이(V)나 카카오TV 트위치 등 국내외 인터넷 생중계 플랫폼들이 인기 1인 창작자를 유치하기 위해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 사용자는 별풍선 모델에 익숙한 만큼 유튜브 슈퍼챗 서비스를 별 저항감 없이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1인 창작자 입장에서도 글로벌 시장으로 수익원을 확대할 수 있는 만큼 관련 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별풍선 수익 모델을 처음으로 개발한 아프리카TV도 다양한 방식으로 BJ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대도서관 윰댕 등 인기 BJ들이 아프리카TV 측과 협찬 수익 배분을 놓고 갈등을 빚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BJ 지원을 대폭 늘렸다. 장동준 아프리카TV 전략지원본부장은 “아프리카TV는 개인방송에 특화된 플랫폼이기 때문에 댓글 전송 시간이 동영상 재생 플랫폼인 유튜브보다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며 “고화질 방송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본 영상 재생 전에 등장하는 프리롤 광고 수익도 나누는 등 BJ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