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통령 출석 여부·'고영태 녹음파일' 쟁점화 변수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이번 주 중대 고비를 맞는다.

헌재가 어떤 방향으로 심판을 이끌어가는지에 따라 구체적인 선고 일정과 이에 맞물린 정치권 스케쥴이 크게 춤을 출 전망이다.

헌재는 14일 탄핵심판 13차 변론기일을 열고 오전 10시 '문고리 3인방'의 일원인 안봉근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이어 오후엔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 대표, 이기우 그랜드레저코리아(GKL) 대표,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이 출석한다.

특히 증인신문과는 별개로 박 대통령 측이 이날 대통령의 헌재 직접 출석 여부를 밝힐 가능성이 있어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앞서 국회 측은 박 대통령 측에 대통령 본인의 출석 여부를 14일까지 밝혀달라고 했으며, 대통령 측도 "상의해보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헌재에 출석하겠다며 추가 변론기일 지정을 요구할 경우 이달 24일이나 27일 최후변론을 열고 3월 초께 심판을 선고할 거라는 예측은 어그러진다.

선고일이 3월 13일을 넘기면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으로 헌법재판관 7명이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14일 변론기일에선 박 대통령 측이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의 통화 녹음인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 등을 새 쟁점으로 제기하며 추가 변론과 증거 채택을 요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통령 측은 2천여 개에 달하는 녹음파일을 전날 헌재를 통해 확보했으며 이를 분석해 최순실씨의 과거 최측근 고씨가 최씨와 대통령의 관계를 악용해 금품을 뜯으려 모의했다는 주장을 펼 예정이다.

특히 대통령 측은 이번 사태가 고씨의 왜곡된 폭로에 불과할 뿐 대통령을 탄핵에 이르게 할 사안이 아니란 점을 입증하기 위해 녹음파일과 관련한 추가 증인을 신청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녹음파일 중엔 최씨의 국정농단 자체를 뒷받침하는 내용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16일 14차 변론기일에 파일 소유주인 김 전 대표를 불러 신문한다.

같은 날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도 나와 각각 재단 설립·운영 과정에서 최씨와 박 대통령의 영향력이 있었는지 등을 증언한다.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bang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