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화우가 자동화기기(ATM·CD) 가격담합 손해배상 소송에서 은행들을 대리해 승소했다.

화우는 공정거래팀과 금융팀이 청호컴넷, 엘지씨엔에스 등 ATM·CD 제조사 네 곳의 가격담합으로 피해를 입은 시중은행 다섯 곳을 대리해 1심에서 546억원의 손해배상을 받아냈다고 7일 밝혔다.

이들 제조사는 2004~2009년 가격 및 물량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과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다. 이 사실을 확인한 은행들이 2012~2014년 소송을 제기했으며 3~5년간의 법정공방 끝에 원고 모두 일부 승소했다. 소송에는 화우 측에서 양호승 대표를 비롯해 이숭희·류병채·김재영·김효성 변호사가 참여했다. 제조사 대리인은 김앤장, 광장, 태평양 변호사가 맡았다. 화우 측에 따르면 손해 감정을 위해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동원되는 등 치열한 법리 다툼이 벌어졌다.

화우 관계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3개 재판부가 깊은 고민 끝에 동일한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며 “감정인의 여러 모형 중 원고의 손해가 가장 많이 인정된 모형이 선택됐다”고 전했다. 손해액은 감정 결과의 50%가 인정됐다. 이 관계자는 “기업 간(B2B) 시장에서 담합 피해를 보상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앞으로 진행될 사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