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스냅…이 두 사람, 5조 부호된다
스냅(모바일 메신저 스냅챗의 모회사)의 기업공개(IPO)가 다음달로 예정된 가운데 공동창업자 에번 스피걸(26·사진 오른쪽)과 보비 머피(28·왼쪽)가 최고 5조원대의 자산가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스냅챗은 하루평균 1억5800만명이 사용하는 메신저 앱(응용프로그램)이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스피걸과 머피는 각각 회사 지분 20%(2억23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평가액인 주당 16.33달러 기준으로 각각 4조2000억원 규모다.

스냅은 상장 시 시가총액 최고 250억달러(약 28조4475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페이스북 상장 당시의 2배, 구글의 4배 규모다. 스냅이 시가총액 250억달러로 평가받으면 스피걸과 머피의 지분가치는 최대 50억달러(약 5조6840억원)까지 늘어난다. 스냅 임직원도 상당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자산가가 최소 100명 넘게 탄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냅에 투자한 벤처캐피털(VC) 회사들도 큰돈을 벌게 됐다. 2013년 스냅에 135만달러를 투자한 3대 주주 벤치마크는 스냅 상장 시 지분가치 평가액이 30억달러(약 3조4137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스냅의 핵심 기술인 ‘채팅내용 순간 사라짐’ 기능을 고안한 공동창업자 레기 브라운은 이번 상장에서 소외됐다. 스탠퍼드대 재학 당시 스냅을 공동 창업한 그는 2013년 스피걸, 머피와의 갈등 끝에 회사를 떠났다. 당시 브라운은 자신의 지분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으나 회사 측에서 1800억원가량의 현금을 주고 무마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관투자가들은 스냅이 이번에 상장하는 주식에 의결권이 부여되지 않아 반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창업주 사후 9개월 뒤에야 의결권을 부여하는 주식을 발행할 예정이다. 미국 기관투자가협회는 “스냅챗이 앞으로 IPO를 준비하는 기업들에 나쁜 선례가 될까 우려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