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구·광주 '전기차 선도도시' 경주 벌인다
올해 국내 전기차 보급이 처음으로 1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광주광역시 세종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의 ‘전기차 도시’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 구매자에게 주는 보조금을 확대하고 충전소 등 인프라 확충에도 다투어 나서고 있다. 전기차 생산업체 유치에 우호적 여건을 조성해 전기차 생산 중심지로 도약을 서두르겠다는 전략이다.

6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209대에 그쳤던 전기차 보급을 올해는 2400대로 늘리기로 했다. 전기차 구매자에게 대당 2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유료도로 통행료 면제 등의 다양한 혜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충전기는 지난해 164기에 이어 올해 171기, 2020년까지 700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시는 ‘전기차·미래형 자동차 선도도시’를 목표로 올해부터 전기상용차 생산에도 나선다.

지난해 대구에 법인을 설립한 디아이씨는 대구국가산업단지에 500억원을 들여 생산공장을 짓고 하반기부터 1t급 전기상용차 생산을 시작한다.

세종시는 올해 전기차 생산도시로 등록한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쎄미시스코는 올 상반기 사업비 104억원을 투입해 세종시미래산단 1만9286㎡의 부지에 연산 3000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공장을 짓는다. 시는 올해부터 대당 2100만원의 전기차 보조금도 지원하기로 했다.

광주광역시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2100만원 중 시비를 광역시 중 가장 많은 700만원으로 책정했다. 전기자동차 100대, 충전기 107기, 전기이륜차 50대를 보급하기로 하고 공모에 들어갔다.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광주시는 40만대 규모의 전기·수소차 생산단지 조성을 위해 올해부터 2021년까지 ‘친환경자동차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해 국책사업으로 확정된 이 사업은 3030억원을 들여 친환경 자동차 부품을 개발·생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1년 국내 최초로 정부의 자동차산업 선도 도시로 지정된 전남 영광군은 지난달 말 중국 전기차 생산기업인 FDG와 대마산단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투자협약을 맺었다. 전기차 전용공단으로 운영 중인 대마산단에는 20여개 전기차 관련 업체가 가동 중이며 연말까지 e-모빌리티지원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부산시는 전기차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올해부터 파워반도체 상용화사업에 나섰다. 울산시는 2019년까지 360억원을 들여 그린자동차 장거리주행을 위한 기반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자체 간 전기차 도시 선점 경쟁이 가열되면서 테슬라, 마힌드라 등 해외 전기차업체를 찾는 단체장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며 “지자체들은 ‘경쟁에서 밀리면 죽음’이라는 분위기 속에 유치작전을 치밀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최성국 기자/전국종합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