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도 모바일로…은행들 '선점 경쟁'
은행권 모바일 주택담보대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영업점 방문 없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만으로 대출 가능액 조회부터 신청, 수령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우대금리를 챙길 수 있는 덤도 있다. 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입주잔금대출 등까지 모바일 취급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이르면 다음달 모바일전문은행 원큐뱅크 전용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 하나멤버스와 연계해 최대 0.2%포인트 안팎의 우대금리도 제공하기로 했다. 농협은행과 대구은행도 모바일 전용 아파트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위해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앞서 25일부터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 전용 아파트잔금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에서 분양받은 아파트의 대출 조건 등을 확인한 뒤 대출을 신청하는 방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3일부터 스마트폰 앱 KB스타뱅킹을 통해 365일, 24시간 이용 가능한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신청과 함께 대출 가능액과 금리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범위 내에서 최대 5억원까지 돈을 빌릴 수 있다. 최저 금리는 연 3.1% 수준으로 영업점에서 빌릴 때보다 연 0.1%포인트 싸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말부터 모바일로 신청하고 관련 서류를 팩스로 발송하면 대출받을 수 있는 비(非)대면 주택담보대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은행들이 모바일 주택담보대출에 열을 올리는 건 고객 10명 중 4명 이상꼴로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등 모바일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르면 다음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K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에 젊은 고객층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신용대출에 비해 부실 위험이 낮아 리스크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모바일 상품의 금리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대에 근접하게 뛴 상태이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모바일을 통해 인건비와 서류 작성 비용 등을 줄일 수 있다. 모바일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더 줄 수 있는 이유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금리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외에도 대출받기 위해 모바일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대출 가능 금액을 늘리고 신규 주택 구매 대출이나 기존 대출을 갈아타는 대환대출 등으로 모바일 취급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소유권 이전 등기나 근저당권 말소 등은 아직 비대면으로 처리하기 어렵지만 전자 계약 시스템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