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은행장이 연임하면서 우리은행이 지주사 재전환을 어떻게 추진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2001년 국내 최초로 세워진 우리금융지주는 민영화를 추진했으나 실패해 2014년 해체됐다. 이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 핵심 계열사를 매각했다. 민영 우리은행의 첫 번째 과제로 지주회사 전환이 많이 꼽히는 까닭이다.

이 행장도 25일 간담회에서 “지주사로 전환하면 자본비율이 좋아지고 자회사를 인수합병(M&A)할 때 비용이 적게 든다”며 “사외이사들과 협의해 긍정적으로 하도록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은행이 아니라 다른 금융회사를 M&A한다면 수익성이 악화된 보험사는 가장 마지막에 고려할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그러나 우리은행이 적극적인 M&A를 통한 계열사 편입 대신 과점주주와 협업해 새로운 지주사 모델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 행장도 과점주주인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등과 해외 진출이나 상품 판매 등의 협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 행장은 “기회가 되면 M&A에 적극 나서겠지만 1차적으로는 카드 등 계열사 경영 개선이 우선”이라며 “그룹장 제도가 정착됐기 때문에 은행 영업은 그룹장에게 맡기고 자회사 경영에 깊이 관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