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소프라노 조수미(사진)의 중국 공연이 한한령(限韓令·한류 콘텐츠 규제)의 여파로 무산됐다.

조수미는 24일 트위터에 자신의 중국투어 취소 사실을 알렸다. 그는 “중국의 초청으로 2년 전부터 준비한 공연인데 취소 이유조차 밝히지 않았다”며 “국가 간의 갈등이 순수 문화예술 분야까지 개입되는 상황이라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다.

조수미는 다음달 19일부터 중국 광저우·베이징·상하이에서 순회공연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신청한 비자 발급이 뚜렷한 이유 없이 지연됐고, 중국 현지 오케스트라는 지난 22일에서야 조수미 측에 공연 취소를 통보해왔다. 세 곳의 공연은 조수미와 한국인 지휘자 정민 대신 중국인 소프라노와 지휘자로 교체됐다.

중국 클래식 시장은 높은 성장이 기대되면서 국내 유명 음악가들의 진출 시도가 잇따랐다. 소득 수준 향상으로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보복이 이어지면서 이같은 계획은 당분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중국 공연도 취소됐다. 백건우는 오는 3월 18일 중국 구이양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예정이었다. 백건우 측 관계자는 “구이양 심포니 측에서 인쇄물까지 다 준비했으나 비자 발급에 필요한 도장을 중국 정부에서 안 찍어줬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백건우의 자리도 중국인 피아니스트로 교체됐다.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