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에 이어 부산대병원도 ‘인공지능(AI) 의사’를 도입한다. 한국IBM은 24일 부산대병원이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을 활용한 의료 진단 및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병원으로는 지난해 11월 길병원이 암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왓슨 포 온콜로지(종양학)’를 채택한 이후 두 번째다.

부산대병원은 왓슨 포 온콜로지와 함께 유전자 분석 기반의 의료 서비스인 ‘왓슨 포 지노믹스(유전학)’를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도입한다. 이에 따라 부산대병원은 유전체 정보, 진료 및 임상 정보뿐 아니라 환자의 생활습관 정보 등까지 통합 분석해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폐암 환자가 진단 후 항암 치료를 받았으나 뇌까지 전이되는 등 병세가 악화되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폐암 원인이 유전자 변이로 확인됐다면 의사는 이를 위한 표적치료제 처방을 할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 같은 정밀 의료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35조원에서 연평균 11%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2025년께 약 13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대병원은 25일 내부 의료진을 대상으로 왓슨 포 온콜로지 및 지노믹스의 시연회를 연 뒤 환자 진료에 적용할 예정이다.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데이터는 부산대병원에서 직접 저장, 보관하며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왓슨에 제공되지 않는다고 한국IBM 측은 설명했다. 이창훈 부산대병원장은 “동남권 최고의 거점 국립대 병원으로서 IBM 왓슨의 도움을 받아 지역사회 주민에게 세계적인 수준의 암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