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통합 효과'로  1.3조 순익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1조345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2012년 옛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최대 실적이다. 옛 하나·외환은행 간 전산 통합을 계기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수익성 좋은 가계대출이 급증한 덕분이다.

하나금융은 4분기 1050억원을 포함해 지난해 1조345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전년 대비 4354억원 증가했다. 핵심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이 지난해 4분기 1263억원을 포함해 1조3872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영향이 컸다. 전년(9699억원) 대비 43% 늘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옛 하나·외환은행 전산 통합을 마무리하면서 공동 마케팅·영업을 본격화했다. 불확실한 국내외 금융 환경에 갈 곳 없는 대기성 자금이 금리가 거의 없는 보통예금 등 저원가성예금에 몰린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KEB하나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핵심 저금리성예금 잔액은 46조6860억원으로 1년 새 6조1000억원(15.1%) 급증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일반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도 순이익이 증가한 배경이다. KEB하나은행의 자영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은 지난해 각각 6.4%(4조원)와 8.4%(7조4000억원) 증가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40% 이상 급증한 데는 판매관리비용을 줄이고 대출 자산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조정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적극적인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정리 및 부실 대기업 대출 축소로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도 끌어올렸다.

지난해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6.79%로 전년 말(14.65%) 대비 2.14%포인트 뛰었다. 지난해 부실채권을 7580억원(30%)가량 줄이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4%를 기록했다. KEB하나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 밑으로 떨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하나카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신용 판매가 늘어나 전년 대비 647% 증가한 75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캐피탈은 23.7% 증가한 806억원, 하나생명과 하나저축은행은 각각 168억원과 15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주식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증권중개수수료 등이 줄어 33.3% 감소한 86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