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들 "대학 규제 풀고 정부가 투자해야"
[ 김봉구 기자 ] “지금 한국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 청년일자리 부족 등 암담한 현실에 반값 등록금, 대학구조개혁, 재정지원 연계 평가로 중첩된 ‘규제의 바다’에서 허덕이고 있습니다.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정책 방향 전환과 고등교육에 대한 실질적 투자가 필요합니다.”

전국 일반대(4년제대) 총장들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건의문을 채택했다. 대교협은 건의문 세부 사항을 공약집 형태로 정리해 차기 정부와 각 정당 정책위원회에 전달키로 했다.

총장단은 ‘고등교육의 위기 극복과 정상화를 위한 건의’ 제목의 글에서 “대학사회가 위기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규제 중심에서 대학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과감한 투자를 비롯한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24일 열린 대교협 정기총회에서 차기회장으로 선출된 장호성 단국대 총장. / 단국대 제공
24일 열린 대교협 정기총회에서 차기회장으로 선출된 장호성 단국대 총장. / 단국대 제공
구체적으로 △대학정책 조정 역할의 고등교육위원회 설치 △학생 수 감축에서 탈피해 지역·특성을 고려한 구조개혁 추진 △자율적 질 관리 체제를 통한 대학별 발전전략 실행을 내걸고, 이를 위해 관련 법규를 정비해 자율적 대학발전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 투자 확대도 주문했다. 총장들은 “국가장학금과 같은 명목상 고등교육 예산은 늘어났지만 실질적 투자는 감소하고 있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의 고등교육 예산 확보, 대학의 기초체력 및 경쟁력 강화의 이원화된 재정지원사업 추진, 등록금 책정 자율화 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 유학생 유치 지원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 대학과 지역사회의 동반성장 모델 구축 등을 당부했다.

총 202개 일반대 가운데 140여 개 대학 총장이 참석한 이날 총회에선 장호성 단국대 총장(사진)이 차기 대교협 회장으로 선출됐다. 장 총장은 수락 연설에서 “국내 대학들이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모든 힘을 모아 정부가 대학들의 뜻을 받아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 총장의 회장 임기는 오는 4월8일부터 2년간이다. 대교협 회장직은 구성비를 고려해 국·공립대 총장 1년, 사립대 총장 2년씩 번갈아 맡는다. 부회장단은 윤여표 충북대 총장, 유병진 명지대 총장, 김영섭 부경대 총장으로 구성됐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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