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에서 각국 정부가 잇따라 대규모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건설 붐이 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각국이 도로와 철도, 항만, 발전소 등 인프라 투자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며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건설 경기 호황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에서는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중지하기로 결정하면서 화력발전소 건설이 가속화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6년 임기 동안 8조페소(약 187조7000억원) 규모 인프라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주로 철도와 항구, 다리, 도로 건설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올해 필리핀 인프라 투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5.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임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 재임 기간 GDP 대비 인프라 투자 비중이 2.6%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두 배가 넘는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인프라 투자 예산을 전년 대비 10% 늘렸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인프라 투자를 골자로 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를 잇는 고속철 건설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룽치웨이 아핀황인베스트먼트뱅크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2년간 인도네시아 인프라 건설 규모가 960억링깃(약 25조8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태국도 올 상반기 1000억바트(약 3000억원) 규모 인프라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화력발전소를 신설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당초 계획한 원전 건설 계획을 안정성 문제와 재정 악화를 이유로 전면 취소하고 화력발전소를 집중 건설하기로 하면서다. 일본 경제일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약 20개인 석탄 화력발전소를 2020년 32개, 2030년에는 51개로 늘릴 계획이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