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F(왼쪽), 올랑스
MB&F(왼쪽), 올랑스
‘2017 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에 참가한 독립시계 브랜드들은 독특한 디자인과 창의적 기술을 선보였다. 스위스 제네바 팔엑스포 SIHH 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독립시계관에는 그로네펠드, 로만 제롬, 리상스, 스피크-마린, MCT, MB&F, 우르베르크, 크리스토프 클라렛, 올랑스, H.모제, HYT 등 13개의 젊은 브랜드가 자리잡았다.

디자인부터 눈길을 끌었다.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시계(우르베르크), 용의 꼬리가 무브먼트 안으로 파고드는 시계(HYT), 해파리를 본따 제작한 시계(MB&F) 등이 인상적이었다. 해파리 모양의 시계는 앞면과 뒷면이 모두 돔처럼 입체적인 곡면 형태다. 중력으로 인한 시간 오차를 줄여주는 투르비용 기능을 갖춘 고급 시계로 33개만 한정 판매한다. 가격은 약 1억1500만원. 우르베르크의 티타늄 시계는 변신로봇처럼 다이얼을 위로 올려 돌릴 수 있다. 30개 한정 생산한 이 시계는 1억1700만원에 판매한다.

크리스토프 클라렛은 꽃잎을 하나씩 떼어내던 소녀들의 감성을 담아 여성 시계를 선보였다. 여성 시계 ‘마가릿’에는 다이얼 가운데 꽃 모티브가 있고 그 주변에 “그는 날 사랑한다”는 문구가 영어, 아랍어, 중국어, 불어 등으로 쓰여 있다.

시간을 알려주지 않는 콘셉트의 시계도 선보였다. 엄연히 말해 손목시계가 아니다. 게임기다. 올랑스의 게임 시계는 시침과 분침이 없다. 게임 속 미로처럼 다이얼을 만들고 그 위에 작은 구슬을 하나 넣었다. 옆에 달린 크라운(용두)은 이 구슬이 들고나는 구멍 밑의 태엽을 돌리는 역할을 한다.

제네바=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