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상권 방어' 시간 번 롯데…영등포·서울역사 입찰 내년 연기
서울의 대표적 황금상권으로 꼽히는 서울역과 영등포역 위탁 운영 사업자 선정이 올해 말에서 내년으로 연기된다. 서울역과 영등포역에서 각각 마트와 백화점을 영업 중인 롯데는 일단 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말로 예정된 민자역사 위탁 사업자 선정을 내년 상반기로 늦춘다고 19일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작년 말까지 연구용역을 마치고 서울역사와 영등포역사의 운영 방향을 정하려고 했으나 검토할 변수가 많아 당초 정한 일정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유통업계와 민자역사 소유주인 철도시설공단 등의 의견을 종합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새로운 사업자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다만 오는 12월로 30년 위탁 계약 기간이 끝나는 서울역과 영등포역, 동인천역의 운영 방식은 연내 정하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현행대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할지, 비영리적 형태로 순수 철도역사로 운영할지 등을 결정한다. 만약 유통 영업을 하도록 정해지면 내년 상반기에 새로운 위탁 운영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지난달 롯데백화점은 소공동 본점이 아니라 영등포점에서 올해 사업방향을 정하는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영등포역사와 서울역사를 반드시 수성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해석됐다.

서울 영등포역은 1987년 민자역사로 개발된 뒤 줄곧 롯데가 위탁 운영해오고 있다. 1991년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이 문을 열어 현재 영업 중이다. 서울역사에선 2004년부터 롯데마트가 서울역점을 운영하고 있다. 위탁운영 사업자인 한화갤러리아로부터 재임대를 받은 형태다.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역과 영등포역은 국내 대표 상권으로 꼽혀 다른 유통업체들이 호시탐탐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본점, 잠실점과 함께 롯데백화점 매출 5위 안에 든다.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잠실점과 함께 롯데마트 내 매출 수위를 다투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