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불구속 상태서 진실 가릴 수 있어 다행"
법원이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삼성은 “불구속 상태에서 진실을 가릴 수 있게 돼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은 이날 새벽 4시53분 18시간의 영장실질심사 끝에 구속사유와 필요성, 상당성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특검이 청구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특검과 삼성 측 변호인단은 '뇌물죄' 성립 여부를 놓고 4시간 가까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삼성 측은 700쪽이 넘는 의견서를 제출하며 구속영장 기각을 호소했다.

삼성 미래전략실 임직원들은 법원과 구치소로 번갈아가며 밤새 현장을 지켰고, 일부 직원들은 서초사옥 사무실에서 상황을 지켜봤다. 현재 미래전략실 일부 직원들은 구치소 앞에서 이 부회장의 차량을 준비한 채 대기하고 있다.

삼성은 향후 특검의 남은 수사와 재판에 충실히 대비하면서 한동안 정지되다시피 했던 투자나 사업재편, 지주사 전환 검토 등 현안에도 차근차근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9조 원이 넘는 돈을 들여 사들이려는 미국 전장기업 하만의 인수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관계자는 "수사·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하지만, 사령탑이 건재한 만큼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