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직원이 생산된 제품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한솔제지 제공
한솔제지 직원이 생산된 제품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한솔제지 제공
한솔제지는 올 한 해 특수지 중 한 종류인 감열지 분야 사업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주력하기로 했다. 수출에 용이한 특수지 사업을 강화해 수출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한솔아트원제지와 합병하고, 신탄진 공장에 대규모 특수지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감열지 생산량 세계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보를 내디뎠다.

특수지를 신성장동력으로

[새 도약 나선 우량기업] 한솔제지, 특수지에 주력…사업 '안정성'과 '수익성' 두 토끼 잡는다
감열지란 특수 약품을 처리해 일정 온도 이상 열이 가해지면 색상이 변하는 특수지다. 영수증, 택배에 붙이는 라벨 등이 감열지로 만들어진다. 일반 인쇄용지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감열지는 연 5% 내외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적 흐름에 맞춰 한솔제지는 2013년부터 감열지 분야에서 투자를 시작했다. 2015년에는 특수지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에 맞춰 지난해 11월에는 감열지 증설에 485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공시하기도 했다. 차례로 인수한 샤데스, 텔롤, R+S 등 감열지 가공 및 유통업체는 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됐다. 장항공장은 설비를 개조해 감열지와 인쇄용지의 각각 수요에 맞춰 교차해 생산할 수 있는 ‘스윙체제’를 마련했다. 주문량과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구축 중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사업 다각화로 불확실성 대응

한솔제지는 특수지 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현재 다각화한 사업포트폴리오 기반을 유지하되 고수익 지종에 대한 비중을 점차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사업의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것이다.

이런 한솔제지의 전략적 행보는 실제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한솔제지는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69% 상승한 10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솔제지의 지속적인 성장전략과 함께 우호적인 대외 환경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다. 특히 제지업계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펄프 가격이 인하됐다. 올 상반기 중 인도네시아 제지회사 아시아펄프앤드페이퍼(APP)가 280만t 규모 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어서 펄프 가격의 안정세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상 펄프 가격은 전체 생산원가에서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국제 펄프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는 만큼 한솔제지의 수익성은 높아진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우호적인 환율 또한 한솔제지의 실적 호조를 돕고 있다. 한솔제지는 생산제품 중 절반을 수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업 실적은 환율에 크게 좌우된다. 연간 평균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25억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

B2B 넘어 B2C에도 도전

한솔제지는 지난 10일 라인프렌즈 캐릭터와 제휴한 프리미엄 품질 A4 복사용지 ‘한솔카피 프리미엄’을 내놨다. 제지 업계 내에서 존재감을 기반으로 일반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내놓은 제품군이다. 특히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가 많은 라인 캐릭터를 포장에 적용해 친숙함을 더했다. ‘사무실은 놀이터다’라는 주제의 디자인으로 올 한 해 동안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정시 퇴근’ ‘차별 반대’ 등 주제에 어울리는 다양한 메시지를 포장에 담을 계획이다.

제품 포장의 박스 덮개는 가면 놀이에 쓸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포장 박스 역시 과감하고 세련된 10가지 컬러와 전면 인쇄(6도)를 적용하는 등 쓰고 남은 박스를 수납함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수납함으로서도 용도가 뛰어나 용지를 모두 사용한 뒤 버리지 않고 쌓아만 두어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정유년 닭띠해에 맞춰 라인의 대표 캐릭터 브라운, 코니, 샐리가 닭모자를 쓴 신년 에디션을 내놓았다”며 “매월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여 ‘한정판을 모으는 재미’까지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한솔제지는 사업 다각화를 기반으로 안전성과 수익을 모두 높이면서도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고객과 함께하는 접점까지 넓혀 B2B(기업 간 거래)와 B2C 시장 모두에서 선전하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방침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